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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노레이(122310)는 현재 40개의 해외영업망을 두고 80개국에 디지털 의료기기를 수출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도 수출 비중이 67.78%를 차지했다. 국내시장에선 디지털 엑스레이 ‘C-arm’ 부문에서 점유율 70% 이상으로 1위 사업자에 올라있다. 그 결과 제노레이 매출액은 지난 2011년 231억원에서 지난해 617억원까지 늘어났다.
영상 의료 기기 시장은 전통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폐쇄적인 특성이 있다. 오랜 기간 GE, 지맨스(Siemens), 후지(Fuji), 필립스(Phillips) 등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독차지해왔다. 하지만 이 영상 의료기기 시장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며, 기존 강자들의 아성에 미세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종전 엑스레이는 필름을 병원에 보관하는 방식”이라며 “필름은 시간이 지나면 변색하는 등 보관상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필름을 다른 병원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필름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 이미지나 영상을 디지털로 만들면 인공지능(AI) 판독이 가능하다”며 “상급병원으로 USB·CD 등을 통해 영상이나 이미지를 손쉽게 가져갈 수 있다. 디지털 영상자료 보관에 따른 변색·변질 등의 훼손 위험도 거의 없고, 필름 보관을 위한 물리적 공간이 필요치 않다”고 비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Market)에 따르면 디지털 엑스레이 시장은 연평균 8.4%씩 성장해 2018년 87억달러(10조2077억원)에서 오는 2024년 141억달러(16조5421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상진단장비 시장 규모는 410억달러(48조원)에서 510억달러(6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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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레이는 디지털 영상 장비 제조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모두 내재화하며 글로벌 영상 의료 기기 시장에 지각변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엑스레이 발생 장치인 ‘제네레이터’(Generator)는 방사선 관련 기술로, 제어가 민감하다”면서 “엑스레이 제네레이터는 개발에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제노레이는 자체 개발을 완료했다. 아울러 엑스레이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 스크린에 표현하는 디텍터(Detector) 기술도 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쟁사는 제네레이터와 디텍터 개발을 포기하고 수입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부품을 가져다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선 제노레이가 디지털 영상 장비 원천기술 확보로 제조원가를 경쟁사 대비 20~30% 절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노레이 디지털 기술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술에서도 차별화를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영상기기에 탑재된 자체 소프트웨어는 환자 촬영 자료를 시계열로 보여준다”면서 “인터페이스가 쉽게 돼 있어 상급병원으로 촬영 자료를 이전하는 등의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영상의 자유로운 조작, 길이·각도 측정,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의 사용자 편의성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제노레이는 디지털 영상 장비 원천기술 확보로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비뇨기과, 혈관외과, 재활의학과, 동물병원, 치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시장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게 됐다. 또 시장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제노레이가 국가별 규제나 환경에 따른 인증해 여러 국가의 입찰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다.
제노레이는 한국의 앞선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엑스레이 촬영은 검사자나 시술자 모두에게 방사선 피폭 우려가 있다”면서 “최근엔 방사선 피폭량을 저감해 찍은 이미지나 영상을 AI로 재해석하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진단수요 늘어나면서 판매가 신장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중남미와 중앙아시아 판매가 확대되고 있어, 이 지역에 영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