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대통령, 우즈벡 현지서 전자결재로 임명…“헌법재판관 업무 공백 방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9일 오전 8시 40분 전자결재를 통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하루라도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빈방문 중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결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에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를 18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다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실패했다. 한국당이 이와 관련해 이미선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청와대의 지명철회를 요구하면서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등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의 경질을 줄기차게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임명 재가로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임기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시작됐다. 이르 통해 18일 임기가 만료된 서기석· 조용호 헌법재판관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업무 공백은 막게 됐다. 다만 향후 정국파행과 이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당, 20일 서울 시내 대규모 장외투쟁…나경원 “좌파독재 퍼즐 완성” 비난
문 대통령의 이미선 후보자 임명 강행을 경고해온 한국당은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당은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당원과 지지자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좌파이념독재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는 헌법재판관 6명이 진보성향으로 채워져 정권 입맛에 맞는 위헌 결정이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와 문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이 되면 9명 중 6명이 친문재인 정권 성향으로 채워진다”며 “이제 이 정권은 더 이상 의회 내에서 법 개정 투쟁에 매달릴 이유가 없어졌다. 마음에 안 드는 법, 스스로 적폐라고 규정한 법을 헌법재판소로 넘겨 무더기 위헌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한국당이 정면충돌하면서 향후 정국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오리무중의 상황에 접어들게 됐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 정국 경색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아 3개국 순방에 앞서 문 대통령이 언급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개최도 물건너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앙아 3개국 순방에 앞서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탄력근로제 개선 관련 법안의 통과를 당부하면서 “여야 합의가 어려우면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서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쟁점 사안들을 해결하는 게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