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려 살해한 10대, 8개월 만에 붙잡혀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친구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다가 살해한 혐의가 있는 10대가 8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계양경찰서는 폭행치사, 공갈 등의 혐의로 A씨(19)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31일 경북 상주의 한 찜질방에서 친구 B씨(당시 18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가 있다.

또 B씨가 숨지기 전 B씨의 머리카락을 라이터불로 태우고 발바닥에 화상을 입히며 폭행을 가하고 수백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15일 새벽시간에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B씨를 때려 안와골절상(눈 주변 골절) 피해를 입힌 뒤 112로 “B씨가 B씨의 아버지에게 맞았다”고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에게 아버지한테 맞았다고 허위 진술하게 강요했다.

당시 사건을 접수한 인천계양경찰서는 가정폭력 사건으로 수사하다가 사건 발생 당일 B씨가 집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CCTV 등을 통해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이러던 중 지난해 8월31일 상주지역 찜질방에서 B씨가 뇌사상태로 발견됐고 9월3일 숨졌다. 사인은 외력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밝혀졌다.

B씨 변사사건은 상주경찰서가 수사하다가 올해 초 인천계양경찰서로 이첩됐다. 인천계양서는 상주서와의 공조수사를 통해 피의자와 주변인물 조사, 피해자 부검, CCTV 수사, 금융계좌 거래내역 수사, 휴대폰 포렌식 등을 통해 A씨가 B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을 확인했다. 또 A씨는 지난해 8월31일 상주지역 찜질방에도 B씨와 같이 갔던 것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해·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공갈·특수상해·폭행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A·B씨는 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 신고사건에 대한 끈질긴 수사로 허위신고를 밝혀내 진범을 특정했다”며 “수사 중 상주에서 사망한 피해자 변사사건을 상주경찰서와 함께 수사했고 피해자의 사인을 밝혀내는 등 유족의 한을 풀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