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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153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1~7월 누적치는 관련 통계 확인이 가능한 2014년 이후로 최대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7월(566건)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상반기를 막 지났지만 이미 역대 가장 많은 법인이 파산을 신청했던 지난해 1657건의 70%에 달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법인 파산은 2000건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법인 파산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로 버티던 중소기업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계에 이르고 있어서다. 최근 코로나 기간 유동성 폭발로 손쉽게 투자유치를 했던 스타트업도 고금리 지속으로 투자문턱이 높아지자 도산을 밟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1분기 반짝했던 경기는 다시 둔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은 2분기 속보치 기준으로 -0.2%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0.2%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2.1%, 건설투자는 1.1% 각각 뒷걸음쳤다. 1분기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중 중소기업 매출은 1년 새 6.9% 줄어든 데다 영업이익률도 3.8%로 1년 전(4.7%)보다 낮아졌다.
중소기업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은행에서 중소기업이 빌린 대출 잔액은 7월말 현재 1031조 6000억원으로 올해만 31조 7000억원이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 기준으로 6월 연 5.05%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2.86%)보다 2.19%포인트나 높다.
문제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줄파산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티메프가 회생신청에 들어가면서 채권·채무가 동결돼 중소기업이 유동성 문제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신정권 티메프 피해 셀러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대위에 참여한 450개 회사 중 70여 곳은 8월에 현금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이나 회생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전대규 변호사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아졌고 기업은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이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자 감당을 하지 못해 회생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인수합병(M&A)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