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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황덕순 노동연구원장은 누구?…“文정부 일자리정책 총괄”

최정훈 기자I 2022.07.07 15:42:06

황덕순 노동연구원장 지난 6일 직원들에게 사의 표명
文정부 출범 때부터 청와대서 근무…2020년부터 일자리수석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불공정 논란 당시 진화 나서기도
“정규직화, 청년 일자리 뺏는 것 아니고, 늘리기 위한 노력”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수석을 지낸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임기를 1년 반 남기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황 원장은 노인 일자리 등 직접 일자리 사업,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문 정부의 고용노동 정책 추진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 (사진=노동연)
7일 노동계에 따르면 황 원장은 지난 6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사퇴의 뜻을 밝혔다. 황 원장은 직원들에게 ‘노동연구원이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연구 자율성·독립성을 누리면서 국가 정책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최근 둘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사퇴의 변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임기를 시작한 황 원장은 문 정부 출범 때부터 청와대에서 고용노동비서관, 일자리기획비서관 등을 지내고 지난 2020년 7월부터는 문 정부의 세 번째 일자리수석으로 1년 5개월간 일자리정책을 총괄한 인물이다.

특히 황 원장은 노인 일자리와 같은 직접 일자리 사업이나 전국민 고용보험 확대 등 청와대에서 고용노동 정책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동연구원장으로 내정될 당시 청와대에서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은 ‘보은성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황 원장은 2020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일어난 불공정 논란 진화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당시 인천공항이 보안검색요원 등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고 밝힌 뒤 정규직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출범 초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며 청와대 책임론도 불거졌다.

당시 일자리수석이었던 황 원장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고, 오히려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응시 희망자에겐 오히려 큰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 입장에선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정규직이 내가 가는 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며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이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청년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채용 과정의 공정성인데, 다른 형태의 공정도 필요하다”며 “인천공항 1만명의 비정규직이 그동안 공항을 위해 필수적인 일을 해왔는데 차별을 받는 것도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황 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히며 문 정부 시절 임명된 국책연구기관장들의 사퇴가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현 정부의 사퇴 압박에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현 정부의 사퇴 압박을 비판했다. 그는 “국책 연구기관은 정권과 뜻을 같이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뵌 적은 없다”며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제 거취에 대해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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