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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일본 직장인 10명 중 7명은 냄새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스메하라(スメハラ·냄새 괴롭힘)’로 고통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직장 내에서 문제로 떠오른 스메하라에 대해 보도했다. 스메하라는 냄새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Smell’과 괴롭힘이라는 뜻의 ‘harassment’의 일본식 발음을 합친 단어다. 주로 체취, 입 냄새, 담배 냄새, 지나친 향수가 원인이 된다.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 만돔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작년 9월 20~50대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63%가 마스크 없이 대면 모임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자신의 냄새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8%는 다른 사람의 냄새가 신경 쓰인다고 응답했다.
무라사키 카나메 일본 괴롭힘 상담사 협회 회장은 이와 관련해 “괴롭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대응책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괴롭힘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유형의 괴롭힘 역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스메하라 외에도 ‘파워하라(갑질)’ ‘세쿠하라(성희롱)’ ‘후키하라(기분 괴롭힘)’ 등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무라사키 카나메 회장은 “성희롱과 직장 내 갑질과는 달리,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스메하라나 후키하라(기분 괴롭힘)는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기업 연수를 통해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회사들은 ‘냄새 관리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스메하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한 택시 회사는 운전을 끝낸 택시 기사들에게 좌석과 매트에 탈취 스프레이를 뿌리도록 조치 중이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직장 괴롭힘에 관한 실태 조사’ 결과를 지난달 17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파워하라가 64%로 가장 많았으며 성희롱이 40%, 고객 갑질은 28%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