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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흰색 마스크에 검은색 모자를 눌러 써 얼굴을 최대한 가린 채 해경 호송차에서 내렸다. 수갑을 찬 두 손은 헝겊으로 가렸다.
그는 해경 지도 하에 아내 B(30)씨를 밀어 바다에 빠뜨리고 돌을 던져 살해하는 과정을 그대로 재연했다. 현장에는 사건 재구성을 위한 마네킹과 캠핑 의자, 낚시 용품, 아이스박스 등이 마련됐다.
A씨는 담요를 챙겨온 후 낚시를 하고 있던 B씨(대역)를 뒤에서 미는 모습을 재연했다. 이어 얼굴 만한 돌덩이를 머리 위로 들어 B씨 쪽으로 던지는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A씨는 현장 검증을 하면서 해경 수사관에게 “이쪽에서 돌을 던졌다”며 정확한 위치를 가리키기도 했다.
현장 검증은 약 40분가량 진행됐다. 이후 A씨는 해경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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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시 해경에 직접 신고해 “아내와 낚시를 즐기러 잠진도로 캠핑을 왔는데 짐을 가지러 차에 간 사이 아내가 바다에 휩쓸려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을 통해 A씨가 주변에 있던 돌을 주워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B씨의 머리 부위에 수차례 던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 시신 부검을 진행한 뒤 “머리 쪽 손상이 발견됐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해경에 전달했다.
해경은 또 A씨의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B씨를 숨지게 한 정황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다. 이에 법원은 18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진술에서 “아내와 불화가 지속돼 더 이상 함께 살기 힘들다고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