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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사촌오빠가 3년간 성폭행…임신 중절까지”

권혜미 기자I 2025.03.27 10:54:27

24일 JTBC ‘사건반장’ 내용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40년 전, 중학교 2학년이었던 자신을 성폭행해 임신까지 시킨 사촌오빠가 잘 사는 모습을 본 피해 여성이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24일 JTBC ‘사건반장’에는 50대 여성 A씨의 제보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A씨는 “중학교 때 지방에서 사촌 남매가 우리 집으로 와서 같이 살고 학교에 다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A씨의 집에는 방이 2개뿐이었는데, 어느 날 A씨보다 1살 많은 사촌오빠가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놀란 A씨가 사촌오빠의 방으로 가자 사촌오빠는 갑자기 A씨를 꽉 끌어안았다. A씨는 바로 뿌리치고 도망가려고 했으나 방 안으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당시 부모님은 맞벌이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을 비웠기 때문에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범행 이후 사촌오빠는 A씨에게 “만약 부모님께 얘기하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 부모님 죽는 거 보고 싶다”며 협박을 했다고 한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A씨는 공포와 두려움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촌오빠의 협박과 폭행, 성범죄는 무려 3년간 계속됐다.

A씨의 사촌오빠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야 집에서 나갔다. 하지만 이후 A씨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생리가 멈췄고,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당시 너무 두려워서 엄마와 같이 목욕하는 것조차 거부했다”며 “하지만 배가 눈에 띄게 불러오기 시작하면서 들켰다”고 털어놨다. A씨의 엄마는 “아이 아빠가 누구냐”고 물었지만, 당시 A씨는 겁에 질려 “모르는 사람에게 당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A씨는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목숨 걸고 산부인과에서 수술받았다.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중절 수술을 받은 다음 날 바로 등교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A씨는 TV에 사촌오빠만 닮은 사람이 나오면 숨이 안 쉬어지는 공황장애를 앓았다. 이후 엄마의 뜻을 따라 선을 보고 결혼했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이혼을 당했다고 한다. 남편 또한 폭행과 도박에 빠진 사람이었다.

또 A씨는 사촌오빠 때문에 모친의 마지막길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급히 장례식장으로 갔는데, 문 앞에서 사촌오빠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봤다”며 “거의 20년 만이었지만 무서웠다. 눈이 마주쳤는데 사촌오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날 쳐다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나를 해칠까 봐, 그리고 내가 겪은 일이 들킬까 봐 두려움이 커서 결국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어머니의 마지막 길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A씨는 40년간 묻어뒀던 이야기를 제보한 이유에 대해 “얼마 전 친척을 통해 사촌오빠 아들의 결혼식 모바일 청첩장을 받았다. 오랜만에 소식을 알게 돼 사촌오빠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봤는데, 넓은 주택에서 골프하면서 그 지역 유지처럼 행세하고 살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하고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라는 메시지도 적어놨다. 다정한 아빠이고 성실한 가장인 척하면서 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힘들었다”며 “성폭행범은 호의호식하고 피해자인 나만 왜 혼자 이 고통을 감당해야 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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