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손 전 회장의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 자격을 박탈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2012년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이 200억원을 공동 출연해 금융권 처음으로 다문화가족을 위해 설립된 공익 재단이다. 손 전 회장이 2012년 재단 설립 태스크포스팀(TFT) 총괄을 맡을 정도로 애정을 쏟으며 2018년부터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한 부당대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단 이사장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손 전 회장은 친인척에 최근 4년간 350억원 상당의 부정대출을 내준 사실까지 발각돼 대내외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검찰은 손 전 회장 이와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비롯해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관련자 주거지 4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를 두고 한 시민단체는 손 전 회장이 재단 이사장직 자격을 유지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이사장직 박탈을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우리금융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손 전 회장의 이사장 인사말을 삭제하면서 대응에 나섰고, 손 전 회장은 지난 8월 23일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우리금융은 이어 이종휘 이사를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이 이사장 직무대행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을 거쳐 2008년 6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우리은행장으로 근무했다. 전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 전 서울장학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2026년 4월까지지만, 직무 대행인 만큼 신임 이사장이 선임될 수 있다.
결국 손 전 회장은 지난 10여년 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일궈온 재단에서마저 자신의 과오로 인해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앞서 손 전 회장은 재임 시절 ‘라임 사태’ 등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퇴임 이후 우리금융 고문직에서도 물러난 바 있다. 손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임종룡 회장의 취임과 함께 고문 계약을 체결했으나 같은 해 11월 한 시민단체가 손 전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고도 고문 계약을 체결했다며 당국에 고발했고 손 전 회장은 2주 만에 고문직에서 사퇴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태승 전 이사장의 사퇴로 직무대행 체재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9월말 신임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