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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광 소방장 父 “그날따라 같이 아침 먹자고…” 마지막 출근길 회상

권혜미 기자I 2024.02.02 16:10:29

지난달 31일 문경시 화재 현장서 순직한 故 김수광
효심 깊었던 아들…유족 "안전한 환경 만들어졌으면"

김수광 소방장.(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그날따라 아침을 먹자고 하더라고요. 원래 안 먹던 앤데…”

경북 문경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故 김수광(27) 소방장의 부친이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회상했다.

2일 김 소방장의 부친 김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화재 당일 아침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오전 7시가 되면 바로 차를 타고 직장으로 출근했다”며 “우리에게 늘 살갑게 대했던 막내아들”이라고 했다.

이어 “그날따라 (수광이가) 아침에 식사를 좀 해야 하겠다면서 밥을 달라길래 애들 엄마가 수광이하고 제 밥을 차려주고, 같이 국하고 밥을 먹고 나갔다”면서 “현관문을 넘는 수광이에게 ‘오늘도 출근 잘하고 안전하게 근무하라’고 응원해 줬다”고 밝혔다.

올해로 근무 6년 차인 김 소방장은 문경소방서로 발령이 난 뒤에도 구미에서 거처를 옮기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지냈다. 결혼한 누나에 이어 자신마저 떠나면 둘이서만 생활해야 하는 부모님이 눈에 밟혀서였기 때문이었다. 효심이 깊었던 김 소방장은 수년 간 부모님과 문경에서 구미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퇴근해야 했다.

또 김 소방장은 그 누구보다 소방관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군대에서부터 소방관을 준비한 그는 당직 근무를 꼬박 새운 다음 날에도 졸음을 이겨가며 공부했다고 한다.

전역 3개월 만에 소방관이 된 김 소방장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허리까지 다쳐가며 지난해 인명구조사 시험까지 합격했다. 인명구조사 시험은 소방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시험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명의의 표창을 받았다. 생전 SNS에는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는 글을 남겨 먹먹함을 안기기도 했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그렇게 소방관이 되고 싶어 했는데 합격하고 좋아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젊은 소방관들을 위해서 더 안전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소방장은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에 있는 한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압 작전을 벌이다 동료인 박수훈 소방교와 함께 순직했다.

경북도는 오는 3일 김 소방장과 박 소방사의 장례식을 경북도청장으로 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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