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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역외 위안화 환율은 8일 뉴욕시간 늦은 거래에서 달러당 7.4290위안까지 1.1% 하락하며 2010년 역외위안화 시장이 창설된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아시아시장이 개장된 이후 위안화가 소폭 반등해 중국 인민은행은 9일 기준환율은 달러당 7.203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이다.
시장은 7.20위안을 사실상 중국당국이 넘기지 않으려는 심리적 경계선을 간주해왔다. 기준환율을 중심으로 ±2% 범위 내에서 거래되는 역내 위안화(onshore yuan) 역시 202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웰스파고의 거시전략 및 신흥시장 부문 전무 이사인 아루프 채터지는 “우리는 이제부터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역시 기준환율에 더 큰 유연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절하 흐름은 당국이 관리하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절하가 될 것”이라며 역외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50위안 이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관세 효과를 상쇄하려고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전국공화당의원위원회(NRCC) 행사에서 “인정해야겠다. 오늘 중국은 관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블룸버그 역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경제에 대한 하락베팅(숏포지션)을 부추기고 자본유출을 악화시키며 미국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는 만큼 급작스러운 가격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JP모건 외환 애널리스트인 타파니 왕은 “중국 인민은행이 다음 방어선을 어디에 설정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그 기준선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 헬렌 기븐(Helen Given)은 “중국과의 ‘보복성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타격을 입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의도적인 평가절하 조짐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그 단계에 이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