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주도로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술 기업 간의 진영 구축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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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날 xAI와 엔비디아가 자사의 AI 인프라 펀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운용하며,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에 총 300억 달러(약 43조8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에는 미국 에너지 기업 GE 베르노바와 넥스테라 에너지도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재생에너지 공급망 계획 및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AI 모델 훈련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한데 이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력 공급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펀드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체로 개편, 명칭을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으로 변경했다. AIP는 미국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의 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서 xAI와 엔비디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여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기존 해당 펀드의 ‘기술 자문사’ 역할을 맡고 있다.
AIP는 앞서 AI 컴퓨팅 및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45조9000억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투자자, 자산운용사, 기업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부채 조달 방안도 검토 중이다. AIP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주요 투자자와 파트너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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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의 xAI는 이미 미국 남부 지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AIP에 참여하면서 추가적인 컴퓨팅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머스크 CEO의 합류는 사업적 이유 외에도 오픈AI의 AI 인프라 계획 ‘스타게이트’ 에 대한 경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는 소프트뱅크(SBG)와 오라클과 함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729조5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세웠으며, 이미 1000억 달러 규모는 즉시 투입하기로 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에 맞서 머스크 CEO는 블랙록·MS와 협력하는 이번 펀드를 스타게이트의 ‘대항마’로 삼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머스크 CEO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성이 낮고 투자 계획이 과장됐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MS는 이번엔 머스크 CEO의 xAI와도 협력하며 전략적 유연성을 보였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새로운 기업과 함께 미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투자에 있어 모든 진영에 걸쳐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모든 진영과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기술적으로 협력하면서 동시에 블랙록의 AIP에도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