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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이 24일 공개한 고3 수험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문과생 15.9%가 오는 11월 수능에서 이과수학(미적분·기하)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고3 수험생 1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문과 재수생 사이에서도 이과수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종로학원이 문과 재수생 17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능 모의고사 등에서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은 5.7%로 전년도 같은 조사(2.4%)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능에서 문과생의 이과수학 선택 비율이 1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2학년도 5.2%, 2023학년도 7.1%에 이어 3년 연속 상승한 수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학생 중 수능에서 이과수학(미적분·기하)를 선택하는 학생 비중이 올해 통합수능 3년차에서 가장 커질 전망이며 10%대까지 육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과생들의 이과수학 선택은 문·이과 통합 취지가 그만큼 무색해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교육부가 2018년 8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 따르면 진로·적성에 따라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것이 문·이과 통합 수능의 취지다. 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골라 응시토록 하겠다는 의미다.
통합수능에서 수험생들은 수학 총 30문항 중 22문항은 같은 문제(공통과목)를, 나머지 8문항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의 보정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확률과 통계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하향 조정되면서 ‘문과 불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2022학년도 수능에선 확률과 통계 응시생이 미적분 응시생보다 표준점수가 3점 낮았다.
임성호 대표는 “문이과 구분 없이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토록 하겠다는 것이 통합 수능의 취지이지만 정작 학생들은 점수가 더 잘 나오는 쪽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문과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수학 선택이 증가하면 문과생의 표준점수 하향 조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