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이후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한 기자는 교황이 가톨릭교회가 모든 사람에게 열렸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여성과 동성애자 등 일부가 같은 권리를 갖지 못하고 일부 성사를 받지 못하는 것이 모순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는 가톨릭교회 내 규칙에 따르면 여성은 사제가 될 수 없고 동성커플은 결혼할 수 없는 점을 짚은 것이다.
이에 교황은 “가톨릭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지만 가톨릭교회 내 생활을 규제하는 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에 따르면 그들은 (일부) 성례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가톨릭교회가 닫혀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 사람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교황은 “동성에게 끌리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동성 간의 ‘행위’는 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 성직자들의 경우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어머니의 인내와 사랑으로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교회가 LGBT 사람들을 배척하기보다 포용해야 하지만, 교리 속 규칙들을 지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교회가 금기시한 동성 간의 성적 행위까지 두둔할 순 없다는 얘기다.
2013년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으로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내 진보 성향의 개혁파로 분류된다. 교황은 즉위 직후 동성애 신자에 대해 “내가 누구를 정죄하리오”란 말로 성소수자 사회에 희망을 안겼다. 그는 교황이 된 이후엔 특히 바티칸 고위직에 여성에게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는 등 일련의 개혁을 추진해왔다.
로이터는 가톨릭교회가 동성 커플의 축복 자체를 거부해왔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커플에게 연금이나 건강 보험, 상속과 같은 권리를 동등하게 부여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황은 폐막일인 이날 2027년 8월에 열릴 다음 세계청년대회가 “아시아 한국 서울”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각지에서 적게는 수십만명, 많게는 수백만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에서 세계청년대회에 해외 참가자 20만~30만명을 포함해 약 70만~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