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초격차’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한다.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선별·지원해 신산업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민·관 공동으로 5년간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첨단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전략 발표 간담회’를 열고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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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딥테크를 기반으로 한 10대 첨단 미래산업 스타트업에 핵심 지원수단을 집중 투입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 창업지원 정책은 특정 기술이나 분야에 구분 없이 업력에 따라 보편적으로 지원해왔다. 딥테크 기업은 과학·공학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유망 신산업 분야 중 스타트업의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10대 분야를 선정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AI(인공지능)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이다.
10대 분야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1000개사 이상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발굴방식은 △공개모집형 △민간 및 부처 추천형 △민간 투자형 세 가지다.
선정된 초격차 후보군에는 선정방식에 따라 특화된 지원이 이어진다. 공모형과 추천형은 보유한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선정 후 3년 동안 최대 6억원까지 기술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또, 최대 2년간 6억원까지 지원하는 R&D(연구·개발)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민간투자형은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정 후 최대 3년간 15억원의 R&D 자금을 지원한다. 창업사업화와 해외 마케팅 비용도 각각 1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중기부는 5년간 선정되는 초격차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2조원을 투입해 직접 지원한다. 이 중 민간 투자는 6800억원, 정부 투자는 1조 3200억원(사업화 7200억원, R&D 5000억원, 스케일업 1000억원) 규모다.
기본 지원 이후 민간 투자시장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았거나 글로벌 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가 돋보이는 상위 핵심기업은 별도 후속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선발 규모는 연간 20개사 내외다. 선발된 기업은 글로벌 스케일업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화 자금을 2년 동안 최대 1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유망 신산업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100억원 규모 ‘초격차 펀드’를 신설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모태펀드 550억원 출자를 계획한다. 초격차 펀드는 일반적인 모태펀드 출자 사업과 마찬가지로 운영하지만, 공고 시 반드시 초격차 분야에 펀드 중 60% 이상을 투자하도록 하는 조건을 붙이고 실제 투자가 이뤄졌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이밖에 해외 자본을 유입할 ‘글로벌 펀드’는 현재 6조 3000억원 규모에서 내년 말까지 8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 각 부처는 초격차 후보군을 추천할 때 소관 지원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고려해 추천한다. 중기부는 선정된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핵심지원 수단과 함께 각 부처 R&D, 인력육성, 인프라 등 기업 성장과 운영에 필수적인 정책들과 연결한다.
이영 장관은 “국가 경제 미래를 이끄는 것이 스타트업”이라며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첨단 미래산업 분야에 민간과 정부 역량과 수단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스타트업을 반드시 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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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발표 이후 신산업 분야 기업 및 전문가 등과 간담회도 이어졌다. 이들은 정부가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정책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개선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도 개진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현재 선정한 10대 유망 분야가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책을 유연하게 집행하면서도 1000개라는 양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야아 한다”고 조언했다.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센터장은 “VC(벤처캐피탈)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관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운용사들의 ‘갑질’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신문고 제도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유사한 정책이 많으므로 어떻게 잘 연계하고 차별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규제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기도 하므로 부처 간 해결을 통해 획기적인 규제 개선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딥테크 기업은 기타 서비스업과 차원이 다르게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가므로 중장기 전략과 함께 단기적인 대책도 투트랙으로 운영해 줬으면 한다”며 “2년 안에 이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나올 수 있도록 하면 VC에서도 작은 딥테크 기업 가능성을 다르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M&A(인수·합병) 시장을 활성화해 엑시트(투자 회수) 기회를 넓히고 경험의 축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