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檢,정권 압박할수록 이성윤 유력?…'차기 검찰총장'의 역설

남궁민관 기자I 2021.04.07 13:59:05

4·7 재·보궐선거 마무리, 검찰총장 인선 속도낼듯
유력하게 거론된 이성윤, 김학의 리스크 변수였지만
최근 檢 ''靑 기획사정 의혹'' 수사 등에 분위기 역전
"현 정권과 한 배 탄 이성윤 유력" 분석 흘러나와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재·보궐선거가 7일 마무리되면서 조만간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개혁을 두고 현 정권과 검찰 간 복잡한 역학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등 검찰의 현 정권 관련 수사가 그 강도를 높일수록 이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더욱 유력하게 거론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연합뉴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검찰총장 국민천거 절차를 마무리하고 추천위가 심사할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보궐선거에 미칠 정치적 논란도 함께 고려해 작업 속도를 조절해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날 재·보궐선거 마무리로 곧 추천위 첫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민천거를 통해 검찰 안팎 명망 있는 전·현직 검사들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은 이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에 오를 것이란 분석에 여전히 무게가 실린다.

이 지검장은 앞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 정권의 검찰개혁을 놓고 연일 대립각을 세웠을 당시부터 차기 검찰총장으로 꼽혀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이자 노무현 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한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이 지검장은,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법무부와 윤 전 총장 간 갈등 구조 속에서도 줄곧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지키며 현 정권과의 강한 신뢰관계를 반증하기도 했다.

주목할 대목은 그간 ‘리스크’로 평가됐던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연루 등이 되레 최근에는 그가 차기 검찰총장에 오르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앞서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이 불거진 당시 이를 들여다보던 검찰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로, 차기 검찰총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이 지검장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서도 주요 공범들의 기소 결재를 미루며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논란을 빚으며, 검찰 조직 내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체제 하에 김 전 차관 사건에 더해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까지 파고 들어가며 현 정권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이 지검장의 이같은 ‘리스크’가 ‘기회’로 뒤바뀌는 역설적인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살아 있는 권력 수사’라는 소신을 앞세운 윤 전 총장에 크게 데였던 현 정권이, 그것도 임기 말에 무리할 필요가 있겠나”라며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사건 등에서 사실상 현 정권과 한 배를 탔다는 평가가 나와 결국 그를 선택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특별한 이견은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지검장 외 차기 검찰총장 후보 ‘다크호스’로 꼽히는 인물들은 대부분 강한 소신을 겸비한 원칙론자로 평가된다.

한때 친 정권 인사로 분류됐던 조 차장은 윤 전 총장 징계국면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이를 취소해달라”는 공식 입장을 내는가 하면, 최근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검찰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의혹’ 무혐의 결론을 내리며 소신 행보를 이어왔다. 초대 공수처장 최종 후보 2인은 물론 이번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검찰 안팎에서 ‘원칙론자’ ‘선비’로 유명하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역시 과거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마찰을 빚은 소신론자로 꼽힌다. 이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도 유력하게 거론되나, 윤 전 총장 뒤를 잇는다는 데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