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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19일) 오후 예멘 수도 사나의 한 학교에서 열린 자선행사에 수백명의 사람이 몰리면서 최소 78명이 숨졌다.
AFP 통신은 후티 측 관료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85명, 부상자가 332명 각각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직 사고 현장 수습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중상자에 대한 조치가 제때 취해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상자의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후티 반군측은 성명을 통해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의 마지막 날 상인들이 자선기부 행사를 하는 과정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라마단은 이슬람력 9월로, 올해 라마단은 오는 21일에 끝난다. 창시자 무함마드가 신에게서 ‘쿠란(이슬람교 경전)’의 계시를 받은 신성한 시기로,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기간 중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철저히 금식·금욕을 해야 한다.
후티 반군 측 내무부의 대변인은 민간 상인들이 사전 조율 없이 행사를 열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며, 주최측 상인 2명을 구금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고 원인으로 후티 군경을 지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장한 후티 군경이 무리하게 군중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놀란 시민들이 달아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램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행사장에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보안요원들은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밀어내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2014년 말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예멘 내전은 8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은 예멘 정부를, 이란은 반군 지원에 나서면서 예멘 내전은 사실상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내전에 휘말려 수만명이 숨졌고 국가 경제는 붕괴했다. 수백만명이 기아 위기를 겪고 있으며, 교전과 전염병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살기 힘든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를 37만7000명으로 추산했다. 또 올해 기준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100만명 이상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