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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놀러와' 만든 권석 PD, 청소년 소설로 문학상 수상

장병호 기자I 2022.07.18 13:16:16

'스피드'로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영 배우는 고등학생 성장담…7전 8기 끝 입상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라는 메시지 담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능 프로그램 PD 출신 권석(53) 작가가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권 작가는 ‘무한도전’ ‘놀러와’ 등의 TV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 스타 PD로 현재 MBC 아메리카 사장을 맡고 있다.

소설 ‘스피드’로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권석 MBC 아메리카 사장이 18일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넥서스)
출판사 넥서스는 18일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시상식을 열고 수상작을 발표했다. 권 작가는 청소년 소설 ‘스피드’로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상금 5000만원과 부상을 함께 받았다.

권 작가는 “이 수상은 저에게 기적 같은 일이라 수상 소감을 듣고 며칠 잠을 못 잘 정도였다”며 “이제는 어떤 작가가 돼야 할지, 어떤 작품을 써야 할지 걱정도 생긴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피드’는 서울에서 속초로 전학 온 고등학생 욱이 수영부에 가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포츠 성장소설이다. 권 작가는 “장편을 하나 써놓고 (다른 문학상에서) 7번 떨어졌다. 말 그대로 ‘7전 8기’를 했는데, 계속 수정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청소년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선 희망적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 작가는 “나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사춘기를 겪으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며 “바깥 세상이 너무 크게 보이고 무섭고 괴물 같았으며, 저 자신에게도 엄격해 스스로를 괴롭힌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옛날로 돌아간다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걱정하지마’라는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고 싶었고, 그 말을 지금 같은 순간을 걷는 청소년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작가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권 작가는 “늦깎이로 작가가 됐지만 아직 글 쓸 시간은 충분하다”며 “대박을 터뜨리고 잊히는 존재가 아니라 링 위에 오래 서 있는, 오랫동안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스피드’를 소설계에 의미 있는 충격을 줄 작품이라고 평했다. 본심 심사를 맡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스피드’는 최근 가라앉은 한국 사회를 위한 맞춤형 긍정적 메시지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삭막한 경쟁 논리를 뛰어넘는 사랑과 이해의 장이 펼쳐져 성장소설의 한 범례”라며 “구체적 성장 서사와 안정된 문장 그리고 긍정적이고 개연성 있는 인간 이해의 세목 등을 참작했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권 작가는 연세대 영문과 출신으로 1993년 MBC 예능 PD로 입사했다.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 그리고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등을 처음 만들았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초창기 기획에도 참여했다. MBC 예능 1국 국장·본부장, MBC 미디어 사업국 국장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MBC 아메리카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올해 우수상 수상작으로는 권제훈 작가의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바른 자세’, 한요나 작가의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가 각각 선정됐다. 우수상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부상을 수여한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은 매년 가장 탁월한 경장편 소설을 선정해 작품활동을 지원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된 상이다.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기성작가와 신인작가 제한 없이 공모를 진행해 수상작을 가린다. 올해는 300여 편의 작품이 공모에 참여했다.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자 권석(왼쪽부터) MBC 아메리카 사장, 우수상 수상자 한요나, 권제훈 작가, 임상진 넥서스 대표이사가 18일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넥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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