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2.0’ 대담에서 미국의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11월부터 미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2월 사이가 “가장 이른 (북미 정상회담) 가능 시점”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회담이 일찍 열릴수록 ‘보여주기’의 성격이 강하고, 늦어질수록 실질적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며 “두 일정(중간선거 및 G20 회의)이 모두 지나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이 한국을 향해서는 모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같은 수위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북한은 준비가 됐을 때 대화할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문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준비돼 있지 않다. 준비됐다면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실질적인 협상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는데, 양측 모두 올가을 접촉 포인트를 만든 뒤 실질적 후속 논의를 추진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북한이 올해 미국의 중간선거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나는 데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올해 후반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11월 중간선거로 대통령이 약해진 이후 자신들의 협상력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회담에 앞서 중간선거 결과를 반드시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 석좌는 북한이 북미 접촉을 원하는 이유도 존재한다고 짚었는데, 미국과의 관계를 이른바 ‘능동적인 헤지(active hedge)’로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이 핵무장을 대체할 안보 보장을 얻을 수 있다면 비핵화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도 진단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대해서는 “북미 대화 재개 효과는 있지만 한미 동맹에 대한 무례이자 억지력을 훼손한 조치”라고 평가하며, 향후 예정된 한·일·미 3국 훈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전망은 앞서 지난달 나온 관측들과 궤를 같이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이란과의 종전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집권 1기의 북미 정상외교를 되살려 외교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다음 달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미 정상 간 외교 재개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됐다. 이보다 앞서 빅터 차 석좌는 지난달 13일 CSIS 홈페이지에 게재한 별도 분석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관심을 활용해 평화조약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논의하며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기사 내용은 작성기관의 견해이며, 이데일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보 이용에 따른 판단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