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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의 마 후보자 임명에 관해 “여야 간에 합의가 없는 마은혁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은혁 후보자는 다 아시다시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전혀 없는 인물”이라며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아주 좌편향적인 판사”라고 비판했다.
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받아 인준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마 후보자의 1980년대 인천 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 활동을 문제 삼아 마 후보자 임명을 반대했다. 한 대행도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은 한 대행을 탄핵했다. 지난달 헌법재판관 다수는 한 대행 탄핵을 기각하면서도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위헌·위법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행은 이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 가운데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변호인을 지내는 등 윤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과 같은 고위직 인사권을 행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긴 하지만 국회 임명 동의 없이도 대통령(권한대행)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권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행께서 4월 18일이면 공석이 되는 두 명의 헌법 재판관을 지명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용단을 내린 것이고 용기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지난번 최상목 대행이 이미 논란의 여지가 있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기 때문에 논란이 일단락이 된 것이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야당 비판에 대해선 “모든 헌법기관을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만 구성하고 끌고 가겠다는 당리당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선 이 후보자를 ‘미스터 클린’, ‘미스터 법질서’라고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