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이 넘는 시 자체 예산을 절약해 시민 복리를 위해 쓸 수 있는 시청사 백석 이전 사업은 물론 시민안전과 반려인구의 증가에 따라 필요한 조직을 꾸리는 시의 의사결정까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시민들은 자신들이 뽑아준 시의회로부터 뒤통수를 맞는 상황에 놓인 형편이다.
18일 경기 고양특례시와 고양특례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7일 ‘제289회 고양시의회 임시회’를 마무리하는 2차 본회의를 열고 시 집행부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최종 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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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급증하는 반려인구를 위한 정책 시행과 시설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과를 신설해 대응할 계획이었지만 시의회는 이를 부결했다.
또 이번 조직개편안의 핵심이기도 한 인구정책담당관 신설안은 합계출산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고양시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담 조직이었지만 이마저도 시의회는 별다른 대안 없이 부결시켰다.
시민들의 행복하고 안전한 삶이 시의회의 몽니에 내팽개쳐진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고양시의회는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고양시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줄 또한 끊어놨다.
정부가 고양시의 스마트도시 조성 계획을 높이 평가해 국비까지 지급, 지난해부터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고양시가 당연 부담해야 할 시 자체 예산을 사업의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1기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기초 예산 역시 그대로 돌려보냈다.
이는 사실상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재건축을 향한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고양시의회의 이같은 행태는 민선 8기가 출범한 2022년 7월부터 줄곶 이어지고 있다.
특히 43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새 시청사 건립 대신 이사비용 600억원 만으로 더 큰 규모의 이미 지어진 새 건물로 이전하려는 시의 계획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3000억원 시 자체 예산을 확보해 시민들의 복리향상을 위해 쓸 수 있는 방안을 찾았는데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늘어놓으면서 경기도와 같은 배를 타고 고양시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을 위해 꼭 해야할 일마저 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것은 지난 5월 시와 시의회가 맺은 상생협약의 뜻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안건과 관계없는 사항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조직개편안을 부결하는 것은 ‘집행부 길들이기’를 넘어 극한의 권위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운남 고양특례시의회 의장은 “시가 시의회를 무시하는 태도가 도를 넘었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