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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내 현대호텔에서 연해주재외교민, 고려인·사할린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한러 우호증진 동포간담회에서 “사할린 강제징용으로 고통 받은 한인 1세분들과 그 후손들의 남은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는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파트너”라면서 “2014년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한 이후 양국 간 인적교류는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3년 후인 2020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우호 협력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극동지역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북방정책이 만나는 곳”이라면서 “극동지역은 또한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860년대 연해주 지역에 조선인 13가구가 최초 정착한 이래 동포 여러분께서는 많은 고난과 시련을 뚫고 낯선 환경을 이겨내며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용기와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우리 동포들의 삶의 터전인 연해주는 해외 독립운동의 발원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연해주는 항일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을 비롯해 안중근 의사, 헤이그 특사 이상설·이위종 선생,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 이동휘 선생과 강상진, 김경천, 전홍섭 선생과 같은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면서 “새 정부는 애국지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해 나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차세대 동포들의 직업초청연수 확대 △우수 인재에 대한 장학금 지원사업 지속 △사할린 강제징용으로 고통 받은 한인 1세분들의 유골봉환사업 △후손들의 2·3세 모국방문사업 등의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경종 연해주 한인회장은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한 번도 간담회가 성사되지 못해 섭섭했던 마음이 이번에 문 대통령이 오셔서 풀어주셨다”며 “아직까지도 한인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미흡해서 안타깝다. 문 대통령 내외분의 극동러시아 방문으로 한러 관계와 극동러시아의 교류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다.
미클루쉡스키 연해주 주지사는 건배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여러 국가들 중에서 연해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농업, 관광, 기타 분야에서 큰 협력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연해주에서 우리가 좋은 기억만을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니콜라이 연해주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장은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여러 방면에서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양국간 우호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 발전에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 확신한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경종 연해주 한인회장, 박순옥 사할린주 한인회장, 김 니콜라이 연해주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장, 백규성 극동시베리아 고려인연합회장, 최 발렌틴 한국독립유공자 후손협회장, 이현원 이상설 선생 외손녀, 예피모바 류드밀라 이위종 선생 손녀, 김윤덕 사할린 동포(강제징용동포 1세), 김종희 사할린 동포(강제징용동포 1세), 박노벽 주러시아대사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러시아 측에서 미클루쉡스키 연해주 주지사 등 관계자 15명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