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국내 와인 시장 공략을 위해 작심하고 내놓은 초대형 와인전문점 ‘보틀벙커’를 이끌고 있는 이승우 초대 점장의 이같은 당찬 포부가 지난달 23일 오픈 이후 한달여만에 벌써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이미 오픈 사흘만에 매출 6억원을 돌파했던 보틀벙커는 이후 다른 여러 수치에서도 ‘흥행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
20일 이데일리와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이 점장은 “MZ세대로 불리는 2030 고객의 비중이 70%에 이르고 있다”며 “통상적인 대형마트의 상권을 벗어난 지역 고객의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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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과 시음의 경험은 별개가 아니라 동시적으로 이뤄진다. 이 점장은 “와인을 한 병 고르기 위해 시음을 해보고 구매하시는 손님부터 항상 즐겨하던 와인을 사러 오셔서 큐레이션을 듣고 보며 다른 와인도 구매하시는 손님 등 다양한 고객들이 ‘여기 좋다’ 하면서 만족해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큐레이션과 시음을 한 한 고객은 1병당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샤또 무똥 로칠드 빈티지’가 좋다며 12병을 통째로 사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보틀벙커가 롯데마트의 미래형 점포 ‘제타플렉스’ 내 입지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점장은 “단순히 ‘와인은 서양식 요리와 드셔야 됩니다’의 콘셉트가 아니라 ‘족발, 떡볶이와 어떤 와인이 잘 어울릴까?’와 같은 재미있는 생각과 영화를 보거나 캠핑을 가는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제안을 하는 큐레이션이 차별화 전략”이라며 “같은 선상에서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고기나 회를 구매한 뒤 어울리는 와인을 구매하러 오거나 반대로 와인을 먼저 구매한 뒤 함께 즐길 식재료를 마트에서 구매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입맛을 가진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4000여종의 와인을 선별하는 과정 또한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마침 더클래식500을 시작으로 JW 메리어트 반포·동대문, 파라다이스 시티까지 호텔에서 근무한 경험과 와인 소믈리 자격증(WSET)을 보유한 이 점장의 역량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이 점장은 “4000여종이 많은 것은 맞지만 세상에는 훨씬 더 많은 와인이 존재하고 따라서 무조건 많이 가져다 두기 보다는 국가·지역·포도 품종·와인 스타일별로 고르게 다양하게 갖추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문 MD들이 엄청난 수의 수입사들을 만나고 리스트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와인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스파클링존(Zone) △내추럴&로제존 △화이트와인월(Wall), 프리미엄 와인 프랑스 그랑크뤼 클라세와 이탈리아 슈퍼투스칸, 미국 컬트와인 등이 자리한 △그랑 크뤼존 등은 이렇게 탄생했다.
현장에서 만난 국내 와인 고객들의 저변과 취향은 생각보다 훨씬 넓어지고 다양했다고 한다. 이 점장은 “국내에 없는 빈티지의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이나 한정 수량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으러 오시는 애호가들이 있었다. 포트 와인을 찾으시는 분들도 꽤 있어 놀랐다”며 다행히 보틀벙커에 다양한 종류를 갖추고 있어 안도했다는 후문.
이 점장은 향후 희귀 빈티지나 올드 빈티지, 매그넘 이상의 보틀 등 더 다양하고 구하기 힘든 와인들, 그리고 싱글몰트 위스키 물량 확보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