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돌아오자 여행수지 적자 11개월만 최소(종합)

김정현 기자I 2018.05.04 11:18:53

한은, 3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사드보복 완화되며 중국인 입국자 증가 전환
여행수지 개선에 서비스수지 10개월來 최소
원强에 外人 배당 늘어…경상수지 흑자 축소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요우커(중국인 관갱객)이 돌아왔다. 지난해 내내 급감하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1년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 보복이 완화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성기’ 수준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꼬박 1년…돌아온 중국인

한국은행이 4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3월 서비스수지는 22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12억4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최소로 축소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1억1000만달러)과 비교해도 적자 폭이 크게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경상수지(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줄어든 것은 여행수지가 간만에 개선된 효과다.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여행수지는 13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전월(-14억1000만원)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 그 이유로 지목된다. 한은 관계자는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중국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전년동월 대비 증가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3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40만3000명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3월(36만1000만명)보다 11.8% 늘어난 것이다. 이는 무려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2월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사드보복이 본격화해서다. 당시 중국인 입국자는 40.0% 줄었다.

이후에도 상황은 악화됐다. 그해 7월에는 전년 대비 69.3% 줄었을 정도다. 그 뒤에는 감소 폭이 줄기는 했다. 10월에는 -49.3%를 기록해 다시 40%대 감소율을 보였고,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을 일부 철회한 11월부터는 -42.1%→-37.9%→-46.0%→-41.5%로 사드 보복 초반 수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3월에는 전년 대비 11.8%(4만3000명) 증가한 것이다.

다만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3월 중국인 입국자 수 40만3000명은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월평균 35만명과 비교하면 확실히 많지만, 2016년 평균(67만명)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가 풀리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과거 좋았던 수준까지 도달하기는 멀었다”고 말했다.

늘어난 관광객이 중국인 뿐만은 아니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3월 일본인 입국자 수는 전년 대비 7.3%(2만명) 늘었다. 대만(26.3%·2만명), 홍콩(30.3%·1만5000명), 베트남(49.7%·1만2000명) 등 아시아 지역에서 우리나라를 많이 찾았다.

◇경상수지 흑자 폭 줄어…배당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개선됐음에도 경상수지 흑자 폭은 감소했다. 3월 경상수지는 51억8000만달러 흑자였다. 73개월째 흑자 행진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7억2000만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수지가 개선됐고 상품수지(93억6000만달러→98억8000만달러) 역시 호조였지만 배당지급이 역대급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직접투자의 배당은 3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진 데다 최근 지속적으로 배당확대 정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도 배당지급을 늘리는 데 한 몫 했다. 한은 관계자는 “직접투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높아서 그들이 배당시기를 선택한다”며 “3월 원화가 강세를 보이다보니 배당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월 금융계정은 42억2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8억달러 증가했다. 2001년 9월 이후 199개월째 오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2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역시 25개월째 오름세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5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56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증가했고,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채권을 발행하면서 외국인의 채권투자도 큰 폭 늘었다.

자료=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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