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유증' 결정 거래정지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주주들, 시름만

김보겸 기자I 2024.01.09 14:49:51

작년 10월 유증 철회 이후 3개월만 재시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자본잠식률 91.45%
코스닥서 3년 넘게 거래정지…재개 불확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263540)가 100억원대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 중 절반은 채무상환에 쓴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이 또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자금조달 카드를 꺼내 든 모습이다.

하지만 유상증자 시도에 대한 시장 시선은 싸늘하다. 이미 한 차례 유상증자가 불발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전례가 있어서다. 코스닥 시장에서 3년 넘게 거래가 정지된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가 다시 거래가 재개될지도 불확실한 만큼 주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일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40만주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2500원이다.

발행가액은 거래정지 직전 주가의 반 토막 수준이다. 앞서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0년 3월 거래정지됐다. 회계감사 결과 감사범위 제한에 의한 의견거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가는 5950원에 멈춰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운영에 500억원, 채무상환에 5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증 대금의 절반을 채무상환에 쓰는 것이다.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건 5년 만에 흑자전환도 잠시, 작년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계속 영업적자를 내다 지난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거래재개 기대감도 커졌지만 작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기준 2023년 3분기 매출액은 2022년 337억원에서 54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25억원에서 마이너스 8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약 9억원에서 마이너스 100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자산총계는 2022년 347억원에서 264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부채총계는 같은 기간 약 267억원에서 286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는 80억원에서 마이너스 22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 자산도 말라가는 중이다. 작년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7226만원에 그쳤다. 2022년 23억원에 비해 96% 넘게 쪼그라든 셈이다.

계속된 자금조달에도 적자 늪을 탈출하지 못하면서 투자자금이 묶인 주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017년 상장했지만 정작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된 기간보다 거래정지 기간이 더 길어지면서다.

이번 유상증자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다. 이미 작년 10월 3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 바 있어서다. 당시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발행대상자가 유상증자 납입 철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재개 여부도 미지수다. 형식적 요건조차 맞추지 못해 거래가 중단됐지만, 형식요건을 맞춘다 해도 재무건전성과 실적 악화로 질적 평가의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자본잠식률은 91.45%를 기록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투자한 자기자본이 거의 바닥날 정도로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2월15일까지 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종료일부터 15영업일 이내 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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