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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팔 수백 대가 빚어낸 PV5"…기아 화성 PBV 생산 허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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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09.09 08: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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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비전 AI 로봇팔이 차체 조립
이스트 자동화율 29%·웨스트 30%대…연 20만대 생산체제 구축
도너모델·컨버전 포털로 특장사 동반성장…"맞춤형 PBV 생태계"

[화성=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8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기아 오토랜드 화성.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인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관 차체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수백 대의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철판을 차체 패널로 찍어내고 용접해 PV5의 뼈대를 세우고 있었다. 로봇 팔마다 ‘눈’과 ‘뇌’ 역할을 하는 비전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돼 차종별로 다른 패널 형상을 스스로 인식하고, 필요한 부품을 알아서 골라 장착했다. 또 공장 내에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이 차체와 부품을 실어 날랐고, 머리 위 QR코드 기반 자동창고에서는 사양별 부품이 쉼 없이 공급됐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O Plant East 차체 공장. (사진=기아)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O Plant East 차체 공장. (사진=기아)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오토랜드 화성 공장장 소득영 전무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오토랜드 화성 공장장 소득영 전무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는 이날 이곳에서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를 열고 화성 이보 플랜트의 첨단 생산기술과 컨버전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공장장 소득영 전무는 인사말에서 “오토랜드 화성은 전용 PBV 생산부터 고객 맞춤형 컨버전까지 아우르는 이보 플랜트와 PBV 컨버전 센터를 기반으로 기아 PBV 생산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다양한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생산 시스템과, 고객 목적에 맞춰 차량의 활용성을 넓히는 컨버전 역량이 함께 갖춰져야 PBV의 가치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차체 공장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차체 공장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기아)
최신 생산기술로 PBV 연 20만대 생산 ‘스마트 팩토리’

1989년 경기 화성 아산만에 준공된 기아 오토랜드 화성은 연간 생산능력 60만 대를 보유한 기아의 국내 최대 사업장이다. 지난해 2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SUV ‘쏘렌토’를 비롯해 세단 ‘K5’·‘K8’과 전기차 ‘EV6’, 픽업트럭 ‘타스만’ 등 회사 전략 차종이 1~3공장에서 생산된다. 4공장 격인 이보 플랜트 이스트(EAST)관이 완공돼 지난해 8월부터 중형 전기 PBV ‘PV5’가 연산 10만 대 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내년 6월 웨스트(WEST)관이 준공되면 준대형 전기 PBV ‘PV7’도 이곳 이보 플랜트에서 생산돼 시장에 출시된다. 두 공장을 합쳐 연간 20만 대의 PBV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 공정은 크게 △프레스(재단) △차체(골격 형성) △도장(색 입히기) △조립 △테스트(출고) 등 5가지 순서로 진행된다.

성시영 생기계획팀 책임매니저는 “차체 공장에서는 비전 로봇이 도어와 테일게이트 같은 무빙 부품이 장착될 홀 위치를 측정하고, 로봇이 최적의 위치로 자동 조립한 뒤 조립 결과를 재측정해 오차를 줄이고 있다”며 “이렇게 확보한 간격·단차 데이터는 모두 차량별로 이력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패신저와 카고를 비롯해 샤시캡, 교통약자 이동차량(WAV) 등 파생 모델을 동시에 생산하면서도 공장 외부 PBV 컨버전 센터와 연계해 오픈베드·탑차·캠핑카는 물론 고객 요청 사항이 반영된 차량까지 확장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기아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인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관 차체 공장 전경. (사진=이윤화 기자)
기아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인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관 차체 공장 전경. (사진=이윤화 기자)
이날 투어가 진행된 10만㎡ 규모의 이스트관은 지난해 8월 양산을 시작해 패신저·카고·샤시캡·WAV 등을 순차 생산 중이며, 261대의 로봇이 투입돼 자동화율은 20%대 후반이다.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웨스트관은 이스트관보다 넓은 약 13만㎡ 규모로, 늘어나는 차량 사양과 물류 복잡성에 대응하기 위해 차체 공정을 두 개 동으로 나눠 구성했다. 성시영 책임매니저는 “웨스트관은 무인지게차와 AMR(자율이동로봇)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 AI 기반 터널형 외관 비전 검사 등을 추가 적용해 자동화율을 3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기존 화성 공장 대비로는 약 9%포인트 높은 자동화율로, 품질·운영 효율이 약 10%가량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웨스트관에서 검증된 기술은 향후 이스트관은 물론 기존 양산 공장으로도 순차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성 책임매니저는 “차체 공장의 경우 용접 공정 자동화율은 100%이며, 부품 이송 등 핸들링 작업까지 포함하면 80% 초반대”라며 “다만 메탈피니시 라인의 최종 품질 확인·수정 작업은 아직 작업자가 직접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조립 공장은 소프트하고 유연한 부품까지 600여 개에 달해 자동화율이 20%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고다은 차량생기4팀 매니저는 “조립 공정은 부품 수량과 특성이 다양해 아직 작업자가 직접 다루는 공정이 있다”면서도 “루프 패드나 헤드라이닝처럼 소프트한 부품의 투입·장착까지 최초로 자동화하는 등 적용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후드를 차체 공장이 아닌 조립 공장에서 장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PV5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블랙 투톤을 구현하기 위해 도색이 필요 없는 검정색 복합섬유 소재 후드를 적용했기 때문에 도장 공정을 거치지 않고 조립 공장에서 바로 자동 장착한다”고 설명했다.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미디어 Q&A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미디어 Q&A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전시차를 관람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전시차를 관람하는 모습. (사진=기아)
컨버전 센터 ‘다품종 맞춤 생산’ PBV 생태계 조성

기아는 생산기술 고도화와 함께 ‘다품종 맞춤 생산’ PBV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시영 책임매니저는 “상용·비즈니스 시장에서 차량은 이제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물류 플랫폼, 업무·레저 공간, 공공서비스 차량으로도 활용된다”며 “하나의 기본차만으로는 모든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본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컨버전 모델을 병행 개발하는 전용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컨버전 부품 장착을 위한 홀과 브래킷, 제어기, 와이어링 등을 차량에 미리 반영해뒀기 때문에 컨버전 센터에서 별도 탈거 작업 없이 정밀하게 부품을 장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성 오토랜드 인근 PBV 컨버전 센터는 98개 작업셀과 14개 검사셀을 갖추고 오픈베드·크루밴·프라임·내장탑차·냉동탑차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생산 중이며, 연간 생산능력은 4만 대 규모다. 김민수 PBV컨버전운영팀 팀장은 “기아는 컨버전 모델의 상품 기획과 품질관리, 판매를 총괄하고 R&D·생산·출고는 전문 파트너사가 담당하는 협업 구조”라며 “고품질·저비용·유연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9월 가동을 시작한 만큼 아직 오픈베드 등 초기 모델 위주로 물량이 들어오고 있지만, PV5 후속 모델이 추가되면 가동률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특장사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시트·플로어매트 등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고 컨버전 제어기·조인트 블록을 미리 탑재한 ‘도너모델’을 공급하는 한편, 기본차 3D CAD 데이터와 인증 기준을 담은 ‘바디빌더 매뉴얼’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PBV 컨버전 포털’을 운영 중이다. PBV 컨버전 포털은 외부 특장사가 컨버전 모델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정보와 인증자료를 통합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다만 포털은 보안상 개인에게는 개방하지 않고, 비밀유지계약 체결이 가능한 특장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기술 문의에 신속히 대응하는 ‘1대1 테크니컬 핫라인’까지 더해 스마트 순찰차, 어린이 통학차, 리어 엔트리 WAV, 바이크 수송차, 냉동밴 등 외부 특장사 파트너십 모델이 올해 하반기 이후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컨버전 네트워크 강화로 더 넓은 PBV 생태계를 조성해간단 계획이다. 이달 초 PV5 프라임·패신저 5인승·7인승·카고 컴팩트·샤시캡 도너모델을 새롭게 출시해 PV5 라인업을 10종으로 확대한 바 있다. 소득영 전무는 “오토랜드 화성은 차량을 만드는 공장을 넘어, 고객과 파트너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요구를 모빌리티로 실현하는 PBV 생산 허브”라며 “스마트 제조기술과 컨버전 생태계를 지속 고도화해 고객에게는 더욱 폭넓은 선택지를, 파트너사와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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