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뮨온시아는 작년 5월 코스닥에 상장한지 채 1년이 안돼 공모금의 3.6배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뮨온시아의 유증 목적은 신약후보물질 'IMC-001'(댄버스토투그)의 국내 상용화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이뮨온시아는 2030년 댄버스토투그를 국산 1호 PD-L1 계열 면역항암제로 상용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댄버스토투그가 1200억원을 들여 개발할 가치가 있는 물질인지 들여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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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상장 후 10개월 만에 3.6배 규모 유상증자 진행
이뮨온시아는 작년 5월 상장 공모금으로 329억원을 조달한지 10개월 만에 약 3.6배 규모인 12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번 유증 조달금은 전액 희귀암인 NK/T 세포림프종 치료제 댄버스토투그의 상용화에 쓸 계획이다.
일정은 일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같은 달 9일 제출된 이뮨온시아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결과,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중요 사항에 과한 거짓·불분명·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다'고 공시했다.
이뮨온시아의 주주배정 유증 신주발행가는 7130원으로 결정됐다. 이뮨온시아는 상장 공모가가 3600원, 상장 시총은 2947억원이었는데 지난 3일 기준 종가는 7430원에 시총은 5815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은 보유주식 수인 4889만1724주에 비례해 최대 1109만4946주를 인수할 수 있다. 전체 배정물량에 참여하면 791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뮨온시아가 2월 9일 최초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유한양행은100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으로 이뮨온시아 지분율이 기존 65.92%에서 55.27%까지 희석되는 내용이었다.
물론 100억원도 적지 않은 돈이나 유한양행의 작년 9월말 현금성자산이 2879억원인 점에서 이뮨온시아 개인주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뮨온시아는 이후 3월 4일 정정신고서를 통해 유한양행이 참여 규모를 150억원으로 증액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의 이뮨온시아 지분율은 56.09%로 조정된다.
김재용 유한양행 기획재정 전무는 "유한양행은 자체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6개 가동하고 있으며 이뮨온시아 외에도 30개 이상의 바이오텍에 3000억~4000억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비용과 연구 파이프라인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이사회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피투자사의 IPO 시점에 구주 매출을 통해 일부 투자회수를 한다"며 "(유한양행은) 그렇게 하지 않고 보유하던 1100만주를 이뮨온시아에 자사주로 무상증여해 지분 희석 없이 상장시킨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는)여전히 막강한 대주주"라며 "(이뮨온시아의) 면역항암제를 유한양행의 항암제와 병용하는 요법도 고민하고 있다. 발전가능성이 높은 중요한 자회사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뮨온시아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큰 탓에 유통가능한 주식수가 34.08%뿐이었다. 이뮨온시아는 소수 투자자의 수급 변화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단점이 있었으며 이번 기회로 유통주식 수를 증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댄버스토투그, 미충족 수요 많은 희귀암 선제 공략
PD-L1 항체 의약품인 댄버스토투그는 글로벌 빅파마 머크의 키트루다가 장악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키트루다는 전체 80조원 규모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작년 45조원의 매출을 낸 세계 최고 블록버스터 의약품이자 대표적인 PD-1 억제 면역항암제로 알려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PD-(L)1 억제제는 이미 시장에 나온지 오래됐으며 경쟁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많은 만큼 약효가 좋다해도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댄버스토투그가 국내에서 허가 받는다면 '국산 1호 면역항암제'라는 명예를 얻게 될테지만 그 이상의 가치 창출이 가능할지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뮨온시아는 이런 점을 감안해 댄버스토투그의 1차 적응증으로 틈새시장인 희귀암 NK/T 세포림프종(NKTCL)을 선정했다. 글로벌 제약사가 장악한 고형암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택하기보다 미충족 수요가 많은 희귀암 영역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NK/T 세포 림프종은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림프종으로 기존 표준치료 실패 이후 치료 대안이 극히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내에서 해당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면역항암제도 없다. 이뮨온시아는 암종 불문 치료제 중 높은 종양변이부담(TMB-High) 고형암을 2차 적응증으로 설정했다.
상장 시점 이뮨온시아의 댄버스토투그 사업계획은 우선적으로 유럽지역에 기술이전하는 것이었다.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상 2027년 유럽지역에서 기술이전 계약금 153억원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기술 이전을 노리는 적응증은 TMB-H 고형암으로 해당 적응증은 전체 고형암 환자의 약 13%에 해당한다. 현재 키트루다만이 미국에서 TMB-H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머크는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가 2028년인 만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금방 뒤따라올 유럽 진출은 전략적으로 제외했다.
댄버스토투그의 특허연한은 2037년으로 전해진다. 이뮨온시아는 현재 댄버스토투그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임상 2상 완료 후 신속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이뮨온시아는 2029년 1분기에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윤동현 이뮨온시아 재무총괄임원(CFO)는 "유럽 기술 이전 계획 또한 그대로 진행하는 투트랙"이라며 "상장할 때의 계획과 지금과 바뀐 것은 국내 상용화 시점을 앞당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뮨온시아는 작년 6월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을 완료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이후 작년 10월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을 했고 같은 해 12월초 이에 대한 지정승인 공문을 수령했다.
윤 CFO는 "CSR 개발완료는 임상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되었다는 뜻이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진행하고 있는 국내 2상 완료 후 곧바로 신속허가 신청을 할 수 있게 돼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 것"이라며 "2030년 댄버스토투그의 국내 출시를 위해 올해 4월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MC)에 착수해야해 유증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PD-(L)1 시장이 과포화라는 의견이 있지만 키트루다, 옵디보에 이어 티센트릭 등 후발 면역항암제들이 자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시장에 진입해 적응증을 확장하는 것으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년 보호예수 락업 물량 해제
이뮨온시아는 오는 5월 19일, 전체 발행주식수의 2.6%에 해당하는 237만여주에 대해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이는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를 설정했던 △메리츠SNP신기술금융조합제1호 △케이바이오글로벌헬스케어사모투자합자회사 △프리미어파트너스 △K2인베스트먼트 △BNH인베스트먼트 △한양증권 등의 보유물량으로 파악된다.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에는 3년의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
아직 보호예수로 묶여있는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유증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일부는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 기관투자자는 "투자했던 펀드의 투자기간이 종료돼 추가 투자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펀드 청산으로 투자의 주체가 바뀌기 때문에 이번 유증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이뮨온시아가) 이제는 상장사라서 이번 유증 계획에 대해 사전 고지받지 못했다"며 "공시를 통해 알게됐다. 아직 회사에 제반 계획에 대해 물을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 CFO는 이에 대해 "유증 참여는 각자의 선택"이라며 "다만 초반에는 유증에 항의하던 개인 주주들이 이제는 더 많이 청약하려면 어떻게 하느냐는 문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뮨온시아는 오는 12일 개인주주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주주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