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총출동한 빅테크 리더들…총자산만 1.3조달러

김윤지 기자I 2025.01.21 15:29:42

머스크·저커버그, 트럼프家 바로 뒤 배정
“워싱턴과 실리콘밸리 권력 융합 현장”
억만장자 대거 참석…총 자산 1.3조달러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빅테크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었던 빅테크 수장들이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친분 쌓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 실리콘밸리, 눈물겨운 親트럼프 행보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이번 행정부 실세이자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이 참석했다. 저커버그 CEO는 아내 프리실라 챈, 베이조스 창립자는 약혼녀 로렌 산체스와 함께 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 바로 뒤 두 번째 줄에 배정받는 등 주요 인물로 분류됐다.

20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했다.(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취임식 이후 빅테크 수장들의 참석에 대한 질문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한 데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중 저커버그 CEO와 베이조스 창립자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들이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환심 사기에 돌입했다. 두 사람은 여타 CEO들처럼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향했으며, 트럼프 취임식에 각각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오후 열리는 취임 리셉션을 주최했으며, 다양성(Diversity)·형평성(Equity)·포용성(Inclusion) 정책을 전담하는 메타 조직을 해체하고 외부 기관에 게시물 내용의 사실 확인을 의뢰하는 제3자 팩트체크 기능을 폐지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 따랐다. 베이조스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인 아마존 산하 스트리밍 플랫폼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방영할 계획이다.

이날 취임식에는 팀 쿡 애플 CEO,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세 번째 줄에 앉았다. 집권 1기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였던 쿡 CEO도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외에도 챗GPT 개발사 오픈AI CEO 샘 올트먼과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 CEO 추 쇼우즈도 참석했다. 틱톡은 지난 19일 시행된 이른바 ‘틱톡 금지법’에 따라 미국 내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법안 시행을 유예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14시간 만에 서비스를 일부 재개했다. 이후 틱톡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동안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 참석자 순자산만 1.3조달러…“지지 급증 보여줘”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취임식에 총 순자산이 1조3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달하는 억만장자들이 참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머스크 CEO(20일 기준, 4490억달러), 베이조스 회장(2450억달러), 저커버그 CEO(2170억달러)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부자 1~3위에 해당한다.

5위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CEO(1880억달러)도 참석했다. 그는 프랑스 최고 부자로, 부인 헬렌 메르시에와 두 자녀 델핀 아르노, 알렉상드르 아르노와 함께 했다. 브린 구글 창업자(7위, 1630억달러),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를 이끄는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17위, 946억달러), 라스베이거스 샌즈 코퍼레이션의 대주주이자 공화당 거액 기부자인 ‘카지노 거물’ 미리암 아델슨(48위, 346억달러), 보수 언론계 거물인 루퍼트 머독(211위, 118억달러) 등도 순위권에 포함되는 참석자들이다. 이들의 순자산을 모두 합치면 총 가 넘어선다.

블룸버그는 “억만장자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월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기술, 금융업계 등 기타 산업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급증했음을 보여준다”면서 “규제 완화, 투자 촉진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으로 인해 기업 이익 증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보편 관세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번 취임식을 두고 “위싱턴과 실리콘밸리의 권력이 어우러진 자리”라고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빅테크 업계 주요 인물들이 어울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기 때문이다. 취임식 오찬 행사에서 쿡 CEO는 팸 본디 법무장관 후보 지명자 옆에, 베이조스 회장은 존 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나란히 앉았다. 공화당 소속 셸리 무어 카피토(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저커버그 CEO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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