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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조가 주관식 문항을 통해 취합한 교사들의 의견을 보면 이런 불만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 교사는 “수능 1, 2교시를 연속해서 감독할 때면 화장실도 빠듯하게 다녀와야 한다”며 “중등교사 외의 인력도 감독관으로 활용해 오전·오후 1회씩만 감독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심시간이 부족해 식사도 제대로 못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교사는 “점심시간 50분 중 답안지 정리와 제출, 줄서기 등으로 20분 동안 점심을 허겁지겁 먹었다”고 응답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당일에는 중등교사 약 7만5000명이 감독관으로 투입된다. 1교시 국어부터 3교시 영어까지는 시험 교실 한 곳당 감독관이 2명씩 들어가며, 4교시 (한국사·탐구)에는 감독관 3명이 필요하다.
교사들은 수능 감독으로 차출되면 시험 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한다며 체력적 부담을 호소했다. 교육부는 2020년부터 수능 감독관을 위해 시험실에 의자를 설치했지만, 의자가 하나뿐이라 돌아가며 앉아야 하는 실정이다. 한 교사는 “몇 해 전부터 의자가 배치됐지만 감독 교사가 한 명씩 번갈아 사용해야 해서 여전히 체력적 부담이 크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의자를 설치하긴 했지만 뒷자리 수험생들이 불편하다고 민원을 넣을 수 있다며 (시험관리본부에서) 의자에 앉지 말라고 하더라”며 “결국 시험 시간 내내 서서 감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능 뒤 관련 민원을 신경 써야 하는 점도 교사들의 고충이다. 한 교사는 “장시간 감독을 해야 하는데 물 마시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되더라”며 “목이 건조해 기침이 나도 시험에 방해가 될까 걱정돼 숨을 참아야 했다. 시험관리본부에 문의하니 감독이 물을 마시면 민원 들어온다며 마시지 말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고충 탓에 중등교사들만 수능 감독으로 차출하는 데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중등교사노조 설문 결과 ‘중·고등학교 교직원 위주의 수능 감독관 인력 운영은 확대·개선돼야 하는가’란 질문에 90.2%(3723명)가 ‘매우 그렇다’, 5.4%(222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총 95.6%가 중등교사 위주의 감독관 차출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한 교사는 “중등교사로만 감독관을 차출하지 말고 더 넓은 범위에서 많은 인력을 차출해야 감독관들의 피로도가 덜어질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들의 이러한 불만에 대해 “교육부도 수능 감독 업무 관련 교사들의 애로사항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감독관 수당을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꾸준히 인상한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