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변인 아들 "우크라서 와그너 용병으로 6개월 복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 아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민간 용병으로 반년 동안 복무했다고 주장했다.

(사진=BBC방송)

23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아들인 니콜라이 페스코프(33·이하 니콜라이)는 친(親)푸틴 성향의 일간지인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민간 용병 단체인 ‘와그너 그룹’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약 6개월 동안 복무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은 내 의무였다.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이 그곳(우크라이나)으로 떠나는 것을 한쪽에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전장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와그너 그룹에서 6개월 간 복무했고, 소속팀 모두가 (특수 작전) 위업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니콜라이는 또 “와그너 그룹의 다른 용병들이 크렘린궁과 관련된 내 신분을 알아채지 못하게 가짜 신분증을 사용했다”며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전했다. 당시 사용한 가명은 다시 쓸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정확히 우크라이나 어디에서 복무했는지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니콜라이의 발언은 러시아에서 정부 고위 인사들의 자녀는 징집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을 징집하는 동원령을 발동했고, 당시 니콜라이는 입대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여 온라인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다.

BBC는 니콜라이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니콜라이는 위조 문서를 이용해 와그너 그룹에 합류했고, 다른 용병들과 똑같이 3주 동안 교육을 받았다”며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프리고진 CEO는 니콜라이의 아버지로부터 일반 포병으로 데려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하면서 “와그너 그룹이 루한스크로 떠날 때 연합포병대대 증원이 필요했는데, 니콜라이는 이때 우라간(옛 소련제 다연장로켓) 대원으로 투입됐다. 그는 다른 모두와 마찬가지로 용기와 영웅성을 보여줬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