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AI’ 공포가 키운 반도체의 절대성…코스피 추가 상승 동력은 ‘이익 상향’

박순엽 기자I 2026.02.19 08:30:14

현대차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 증시를 흔든 ‘AI 파괴론’의 직격탄은 소프트웨어였다. 인공지능(AI)이 코딩과 지식서비스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S&P500 소프트웨어 업종은 연초 이후 21% 가까이 하락했다. 실적 전망이 무너진 게 아니라 밸류에이션(멀티플)이 먼저 꺾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현재’보다 ‘미래’ 성장모델에 대한 재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표=현대차증권)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AI 우려가 소프트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부동산·금융 등 전문지식 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에너지·소재·자본재 등 실물이 있는 업종은 AI가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미국 시장에서 가치주가 힘을 받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파괴적 AI’가 확산될수록 역설적으로 AI 투자 경쟁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CAPEX를 늘릴수록, AI 인프라에 필수인 반도체(특히 GPU·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이후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상대강도 차별화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 같은 반도체의 상대적 우위는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S&P500에서 반도체 업종이 소프트웨어 대비 강세를 보일 때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피가 2025년 9월 이후 반도체 중심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 순매수가 강하지 않았던 만큼 수급 측면의 추가 여지가 남아 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추가 상승의 ‘키’는 국내 반도체 이익 추정치의 추가 상향 가능성이다. 보고서는 코스피 반도체 업종 전망치가 지난해 9월 이후 큰 폭 상향됐지만, 하이퍼스케일러 CAPEX 전망치 상향에 비하면 반영 폭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CAPEX 전망이 상향되면 후행적으로 GPU·메모리 업체들의 매출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는데, 최근 실적 시즌에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CAPEX 전망을 올렸음에도 메모리 업종의 매출 전망치에는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급등 국면에서는 매출 전망치 상향분이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코스피 영업이익 상향 조정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고, 이익 증가가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반도체 업종의 추가 이익 상향이 코스피의 ‘레벨업’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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