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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를 형상화한 기존 테라 병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병 색깔은 녹색에서 투명으로 변경했다. 국내 소비자 조사 결과를 통해 투명 병이 가장 가벼워 보이는 병 색깔로 꼽혀선데 여기에 ‘코발트 블루’ 색상의 라벨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청량감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테라 라이트 역시 현재 국내 저칼로리 맥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오비맥주 ‘카스 라이트’에 맞서기 위해 투명 병을 도입, 소비자 이목 사로잡기에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맥주업체 3사는 주력 맥주 브랜드에 모두 투명 병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2021년 기존 갈색병이었던 ‘카스 프레시’에 투명 병을 전격 도입했다. 하이트진로가 2019년 테라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맥주시장 1위의 자리를 넘보자 투명 병과 함께 ‘콜드브루’ 공법 도입을 적극 홍보하면서 깔끔하고 산뜻한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 현재까지 카스가 국내 맥주시장 선두를 굳건히 지키는 결과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투명 병 도입에 ‘혁신’의 의미를 담은 건 롯데칠성(005300)음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2년 제로슈거 소주 ‘새로’에 투명 병을 도입해 호평을 받았던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클라우드 크러시’를 선보이며 맥주사업 재건에 나선 터다. 기존 맥주와 차별화했다는 의미의 ‘4세대 맥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기존 클라우드 갈색 병을 투명 병으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여기에 빙산을 모티브로 한 라벨 디자인으로 시각적 청량감을 극대화 했다는 설명이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기존 녹색 또는 갈색 병과 투명 병을 옆에 두고 비교하면 디자인 측면에서 깔끔하고 산뜻한 이미지가 확연히 부각돼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에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며 “여기에 투명 병은 내용물이 훤히 들여다보여 품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유색 페트병 사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맥주의 투명병 도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정부는 유색 페트병이 재활용률이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2019년 말 국내 맥주업체들과 ‘2025년부터 갈색 맥주 페트병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통상 맥주는 햇볕에 노출되면 불쾌한 냄새가 발생하는 ‘일광취’ 현상이 일어나 갈색 또는 녹색의 유색 페트병을 사용해왔다. 다만 이같은 업무협약에 따라 햇볕에 강한 맥주 제품 개발에 나선 결과 향후 투명 페트병 전환에 앞서 현재 투명 병 도입 역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