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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비구름 속에서 리더만의 힘[문성후의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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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6.30 08:00:03

■조직문화를 깨우는 리더십 인사이트(60)
AI가 대신할 수 없는 건 '책임지는 결단'
비구름을 타는 리더만이 AI 시대에 비상

AX 리더십의 3단계, 학(學)·숙(熟)·설(設)[문성후의 킥]
[문성후 경영학박사·외국변호사] 교룡운우(蛟龍雲雨). 비구름을 만난 용이 하늘로 비상한다는 뜻입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난세에 영웅호걸이 나온다는 이 오래된 가르침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리더들에게 이토록 선명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가 바로 그 비구름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AI 앞에서 혼란스러워합니다. “내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AI가 나보다 더 잘한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빠르게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이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누구나 처마 밑으로 몸을 피하고 싶어지니까요. 그러나 교룡운우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비구름 앞에서 몸을 숨길 것인가, 아니면 그 비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를 것인가’라고요.

AI가 잘하는 것과 리더가 해야 할 것은 다릅니다. 먼저 냉정하게 직시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AI는 이미 우리를 앞서 있습니다. 속도에서는 AI가 빠릅니다. 데이터 처리에서는 AI가 정교합니다. 지식의 양에서는 AI가 방대합니다. 문서를 작성하고, 회의를 요약하고, 숫자를 분석하고, 코드를 짜는 일에서 AI는 이미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AI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것은 ‘판단’과 ‘결정’입니다. AI는 최선의 선택지를 분석해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가져올 인간적 결과, 조직의 맥락, 관계의 무게, 그리고 리더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까지 읽어내는 것은 AI가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결단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지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AI는 ‘공감’을 연산할 수 있어도 ‘감동’을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구성원이 어려운 순간에 리더가 건네는 말 한마디, 눈빛 하나, 어깨를 감싸는 손길이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살아있게 만드는 힘입니다. 리더십은 결국 ‘관계의 기술’이며, 관계는 인간만이 완성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AI를 잘 쓰는 리더는 AI에게 ‘일’을 맡기고, 자신은 ‘의미’를 만듭니다. 교룡이 비구름을 타고 오를 수 있는 것은, 비구름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기류를 읽고, 바람의 방향을 파악하고, 그 힘을 자신의 비상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AI를 진정으로 잘 활용하는 리더는 이렇게 합니다. 먼저, 반복되고 소모되는 업무는 과감하게 AI에게 넘깁니다. 보고서 초안, 데이터 정리, 시장 조사, 일정 관리 등 에 리더가 시간을 쏟는 것은 교룡이 웅덩이에 앉아 있는 것과 같습니다. AI에게 과감히 위임하고, 그 시간을 ‘사람을 만나고, 조직의 방향을 고민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일’에 써야 합니다. 다음으로, AI의 답을 맹신하지 않습니다. AI가 내놓은 분석과 제안은 훌륭한 출발점이지만, 출발점일 뿐입니다. 그것을 우리 조직의 문화, 고객의 감정, 시장의 온도와 연결해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은 리더의 몫입니다. AI를 믿되, 검증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AI가 말하지 못하는 것을 리더가 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지금 이 고난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하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AI는 정보를 줄 수 있어도, 의미를 줄 수는 없습니다.

지금 많은 리더들이 ‘AI를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수십 년 쌓아온 경험에서 나오는 직관, 수많은 관계 속에서 단련된 감수성,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만들어진 회복력, 이것이 바로 리더가 인간으로서 가진 진정한 힘입니다. 인간으로서의 힘을 잊지 마십시오. AI는 이 힘을 위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가 단순한 일들을 처리해줌으로써, 리더는 비로소 이 인간적 힘을 발휘할 공간을 더 많이 갖게 됩니다. 교룡이 비구름을 만나 하늘로 오르듯, AI 시대는 진정한 리더에게 더 크게 비상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AI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AI에 종속되지도 마십시오. AI가 할 일과 리더가 할 일을 냉철하게 구분하고, 인간으로서의 강점을 오히려 더 예리하게 연마하는 리더가 이 난세의 비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르는 교룡이 될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비구름 앞에서 어디에 서 계십니까? 처마 밑에 몸을 숨기고 계십니까? 아니면 그 비구름을 타오를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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