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증인신문이 열렸던 지난 23일 4차 변론에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만을 상대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은 거대 야당의 폭주를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며 계엄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소수의 군 병력 투입과 비무장·비폭력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정치인·법조인 등 14명 체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국무회의의 절차적 하자 등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했다. 또 김 전 장관 본인이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했고, 포고령 또한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무죄’ 주장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증인출석 예정
이같은 김 전 장관의 진술은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과 대부분 배치된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진술과 다른 윤 대통령에 유리한 일방 증언만 쏟아내면서 향후 탄핵심판은 국회 측이 신청한 군 고위간부들의 증언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측이 신청해 채택된 증인은 조지호 경찰청장,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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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사령관 변호인은 지난 23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관련 공판준비기일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이 전 사령관은)검찰총장까지 지낸 대통령이 직접 선포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법적 절차를 거친 합헌, 합법적 계엄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아직도 못 갔냐, 뭐 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국회에 병력 투입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한 차례 왔었다고 폭로했었다.
◇정치인 체포 관련 여인형·홍장원도 증인신문
여 전 사령관과 홍 전 차장은 ‘정치인 체포’ 관련 핵심 당사자다. 여 전 사령관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를 받고, 경찰청장과 국방부 조사본부장에게 연락해 경찰관 100명과 수사관 100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 자료 압수도 지시했다.
홍 전 차장은 지난 22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이번엔 일단 방첩사를 적극 지원해라. 방첩사에 자금이면 자금, 인원이면 인원을 무조건 지원해”라고 윤 대통령이 지시해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했다며, “여 전 사령관이 14명의 명단을 불러 줘 ‘이 사람들이 체포 명단이구나’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다음 달 6일 진행되는 6차 변론에는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한편, 내란 중요임무종 혐의로 구속기소된 군 관계자들의 법원 재판도 6일부터 잇따라 열린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김용군 예비역 정보사 대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지난 16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김 전 장관의 2차 공판준비기일도 열린다. 현역 군인에 대한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은 내달 4일 여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대상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