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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 공조' 과시한 中 주도 SCO 폐막… '이견차' G7과 대조

김인경 기자I 2018.06.11 11:00:03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에 함께 대응하자는 공동선언을 내놓으며 막을 내렸다. 견해차만 확인하고 끝난 서방 위주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달리 회원국 간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열리는 SCO 정상회의가 전날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SCO 정상회의는 중국, 러시아와 지난해 합류한 인도, 파키스탄을 포함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8개국이 모인 안보, 경제 등의 지역 협력체이다. 올해는 이란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SCO 정상회의에 참여한 정상들은 폭력테러, 민족분열, 종교극단 등 3대 세력을 공동 척결하기 위해 전세계 반테러 통일전선을 구축하자는 내용의 ‘칭다오 선언’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10여 건의 안보, 경제, 인문 등 협력문건에도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SCO 회의 의장을 맡은 시진핑 중국 주석은 보호주의 무역에 대한 반대의견을 펼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시 주석은 “자국의 절대적인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하는 관행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이며 폐쇄적인 정책을 거부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과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지하며 개방적인 세계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는 미국 정부의 일방주의가 국제사회 결정에 반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말하며 SCO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SCO 정상회의는 하루 먼저 열렸던 G7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으로 서로 이견만 확인했던 점과 대비돼 더 눈길을 끌었다.

G7은 지난 9일 관세 및 비관세 장벽과 보조금을 줄여나가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안에 합의한 뒤 발표했다. 하지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없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 폭탄에 대해 “동맹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G7 정상회의에선 부드럽게 행동해놓고 내가 떠난 후 기자회견을 했다”며 “매우 정직하지 못하며 나약하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G7 공동성명을 거부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었고 다소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SCO는 일부 국가들의 희생 없이 회원국 공통된 이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G7와의 대조적인 결과를 통해 엄청난 결속력을 보여줬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아야 마땅함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SCO 정상회의에 모인 참여국 정상들[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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