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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진짜 대란은 학교도 세상도 비정규직이 넘치는 현실이다.”
3일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서울지역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파업집회를 열었다. 학비연대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 정부 임기 내 정규직 임금의 80% 실현 △교육공무직의 법적근거 마련 등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대회사를 낭독한 윤영금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장은 “진짜 대란은 학교도 세상도 비정규직이 넘치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학비연대의 파업을 앞두고 언론에서 급식대란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오자 “비정규직 인생이 되물림되는 현실이 대란”이라고 주장한 것. 윤 지부장은 학교현장을 비정규직의 종합백화점에 비유하며 “오늘날 학교 비정규직은 전국적으로 38만 명에 이르며 전체 교육노동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학비연대에 따르면 전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38만 명 중 34%인 13만 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은 낮지만 고용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윤 지부장은 “무기계약직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고용이란 점에서 고용은 안정됐지만 처우는 비정규직 수준”이라며 “기본급은 다른 공공부문과 비교해도 저임금이며 복지나 수당은 정규직에 비해 차별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지부장은 “기본금 기준이 아니라 각종 수당을 포함해 최저임금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저임금을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무기계약직은 무기적 비정규직으로 부른다. 학교현장에서 비정규직을 철폐하자”고 촉구했다.
최근 서울 은명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거론됐다. 학교 측이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화재 현장으로 다시 들어가라고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미선 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장은 “서울 은명초 화재현상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우리 노조는 이 문제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력이 안 알려진 것은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이 지부장은 이어 “당시 학교현장에 있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고의 후유증을 감당하고 힘들어 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림자 같은 존재”라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학비연대 노동자 50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들은 서울교육청 앞 집회를 마치고 서울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하며 오후에 열릴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대회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