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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도박 서버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1578명으로부터 2억1300만원을 받아 룰렛 등의 도박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중학생인 총책 B군과 고등학생 서버 관리자 C군의 공모로 시작됐다.
게임과 데이터 복구 등에 관심이 많고 컴퓨터 실력이 상당했던 두 사람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친해졌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때 주로 이용하는 음성·문자 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에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도박 서버와 이 채널을 연동해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용자들이 디스코드 채널에서 룰렛, 바카라 등에 배팅하면 별도 서버에서 게임을 진행한 후 결과를 채널에 알려주는 식이다. 이용자 정보 관리와 게임머니 충전, 환전 등도 모두 별도 서버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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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도박 서버 내 직원 모집 글을 공지하고 공범을 끌어들였다.
B, C군은 게임머니를 충전, 환전하는 직원도 중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뽑았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송금받는 은행 계좌 역시 중·고등학생 5명에게 개당 10만∼20만원에 사들였다.
구속된 성인 총책 A씨는 애초 도박 이용자였다가 직원 모집 공지글을 보고 지원해 운영자가 됐다.
입건된 도박 이용자 대부분은 중·고등학생이었으며 초등학생 1명, 여중생 2명도 포함됐다.
베팅 금액은 최소 100원~최대 30만원까지 가능하며, 이들 중 도박서버에 가장 많은 금액을 베팅한 고등학생은 4개월간 325회에 걸쳐 218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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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군은 경찰에 검거된 후에도 성인 운영자 A씨에게 운영권을 넘겨 도박서버를 지속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은 공범 조사 기간 SNS를 통해 공범들에게 조사 내용 등을 공유했고, A씨가 단독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서버 관리 등을 지원했다.
결국 지난 1월 덜미를 잡힌 A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600만원, B군으로부터 1500만원 등 총 2100만원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경찰은 선도심사위원회에 78명을 회부하고, 촉법소년 18명은 가정법원에 소년사건으로 송치했다. 이 중 중학생 1명은 도박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청소년들은 단순히 도박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박서버 운영, 계좌 제공 등 용돈 관리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도박서버를 이용하고 있다”며 “인터넷 도박장을 개설할 때 필요한 웹호스팅 서비스 가입 시 보호자 인증제 도입 등을 유관기관에 제안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