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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폐섬유증 동반 폐암, 양성자 치료가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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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8.19 09: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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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치료가 어려웠던 특발성 폐섬유증(IPF) 동반 폐암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이다. 이 환자들은 폐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지만, 정작 폐암이 생겨도 치료가 쉽지 않다.

이미 망가진 폐가 방사선을 견디지 못하고 급격히 악화되는 ‘중증 폐독성’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에서는 이런 환자의 20 ~ 50%가 중증 폐독성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그동안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표홍렬·노재명·양경미·신현주 교수 연구팀은 양성자 치료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양성자 치료는 암은 타격하면서도 주변 정상 폐 조직에 가는 방사선량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 치료의 안전성과 치료 성적을 전향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방사선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방사선종양학회지(Radiotherapy and Onc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41명을 분석했다. 환자들의 중앙 연령은 70세였고, 폐 확산능(DLCO)이 정상의 45% 수준에 그칠 만큼 폐기능이 이미 크게 저하된 고위험군이었다.

초기 폐암 환자에서 양성자 치료는 안전하게 시행됐다. 32명 중 3등급 이상 중증 폐독성을 겪은 환자는 9.4%에 그쳤다. 기존 엑스선 치료에서 보고된 폐독성 발생률 20 ~ 50%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치료 성적도 우수했다. 초기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0.6%였고, 전체 환자의 1년 국소 종양 제어율은 93.2%로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양성자 치료의 물리적 특성 덕분이라고 봤다. 양성자는 ‘브래그피크’ 특성 덕분에 암세포 부위 외에는 방사선 노출을 엑스선보다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선량이라도 노출될 경우 중증 폐독성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폐 기능이 이미 취약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일수록 이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노재명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폐암은 치료 자체가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초기 환자라면 양성자 치료로 안전하게 완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어떤 환자에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기준까지 함께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표홍렬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는 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이었다”며 “병기와 특발성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운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3기 이상 진행된 폐암 환자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기 환자 9명 중 4명(44.4%)에서 중증 폐독성이 발생했고, 특발성 폐섬유증 자체가 중증(GAP 2~3기)이면서 3기 폐암인 환자군에서는 그 비율이 57.1%까지 올라갔다.

항암제를 함께 쓴 환자군의 폐독성 발생률(50%)도 방사선 단독 치료군(6.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환자의 경우 다학제 논의를 통해 완화 목적 방사선 치료나 항암 단독 치료 등 다른 선택지를 함께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추가 환자 등록과 후속 연구를 통해 병기와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기준을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양성자 치료 준비 모습.
양성자 치료 준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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