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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이제 메가펀드 시대는 가고 스몰펀드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20년 기준 최근 만들어진 펀드의 4.4%, 62%의 자본이 메가펀드로 집계된다. 운용사들이 몇천억을 펀딩하고, 운용보수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메가펀드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은 시장이 성장기였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큰 투자금 넣고 몇 배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장원열 수석심사역은 “시장이 안정기에 들어서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그러나 카카오벤처스는 몇백억 단위의 초기펀드를 운영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 상위권 수익률 내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시리즈C까지는 그나마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이나, 시리즈E는 밸류에이션 회복이 쉽지 않다”며 “더 큰 이슈는 VC는 보통 8년을 펀드 기간으로 잡는데 다음 라운드가 느려져 회수 전략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음 라운드 진행까지 기업가치가 오르면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지만 아니면 VC들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장 수석심사역은 내년도 투자시장에서 ▲이커머스 ▲인공지능(AI) ▲정보기술(ICT) 분야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에이블리, 브랜디, 블랭크, 삼쩜삼, 마이리얼트립, 리멤버, 탈잉 등 다수 기업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구주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확고한 비즈니스모델(BM)과 플랫폼, AI 광고추천, 비용의 효율화 등을 성과를 일궜다. 그는 다만 파두 영향으로 내년에 IPO가 다소 부진할 수 있다는 점을 아쉽다고 꼽았다.
AI 시장이 지난 2018년과 2021년 비트코인이 주목받던 상황보다 더욱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AI가 주목 받고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버블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니어텀인 하드웨어에서 롱텀인 데이터, 앱 순으로 투자가 이뤄져 롱텀 수혜주를 찾아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2차 전지, AI 반도체 등의 영향으로 전기·기계·장비와 ICT 제조 분야에 투자금이 몰렸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기·기계·장비 영역에는 전년 동기 8362억원 대비 30.2% 증가한 1조885억원이, ICT 제조에는 6904억원 대비 9256억원으로 34.1%가 늘었다. 반면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ICT 서비스, 특히 게임 분야는 2045억원에서 반토막이 나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AI 반도체 쪽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게임쪽은 상장기업 주가가 그리 좋지 않은데, 우리가 투자한 시프트업이 내년 게임주에 변화를 줄 기업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