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대 불량 PF사업장, 경공매 시장에 쏟아진다

송주오 기자I 2024.08.29 14:00:00

금감원, 1차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부실우려 21조
상호·저축은행, 과반인 14.4조 차지
내달부터 만기 도래한 사업장, 경·공매 매물로 나올 듯
"PF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부동산 PF 자금 선순환 될 것"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차 사업성 평가결과 경·공매 대상인 ‘부실우려’ 사업장 규모가 13조원대로 집계됐다. 재구조화 대상인 ‘유의’ 단계까지 확장하면 21조원이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PF 사업장이 경·공매 매물로 순차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자료=금융감독원)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총 PF 익스포져는 21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이 중 33조7000원을 1차 평가했다. 그 결과 유의와 부실우려 사업장의 규모는 21조원으로 나타났다. 1차 평가 기준 약 62%를 차지했다. 금융권 전체 PF로 확대하면 9.7% 수준이다. 금감원은 1차 사업성 평가에서 부실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뤄져 유의 이하 사업장 비중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 유의 이하 사업장 규모를 살펴보면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포함)이 9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은 4조5000억원, 증권은 3조2000억원, 여신전문 2조4000억원, 보험 5000억원, 은행 4000억원 순이다. 경·공매 대상인 부실우려 사업장도 상호금융권이 6조7000억원으로 가장 높고, 저축은행 3조2000억원, 증권 1조9000억원, 여신전문 1조4000억원 등이다. 즉,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 경·공매 대상 사업장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오는 9월 말 기준 2차 사업성 평가도 계획하고 있다. 금감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추가적인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규모로 2조3000억원을 예상했다.

금감원은 PF 사업장의 경·공매에 특정 시기에 집중될 것이란 우려에 선을 그었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사업장별 대출 만기도래 시점에 따라 경공매 출회와 재구조화가 될 것”이라며 분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업성 평가에 따른 금융회사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증자 등을 통해 자본비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1차 평가대상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6조7000억원이다. 다만 자본비율은 증자 등을 통해 증가했다. 상호금융권은 작년 말 7.58%에서 올해 6월 말 8.01%로, 저축은행 14.68%에서 15.04% 등으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에서 11.2%로 6.1%포인트 급등했다. 박 부원장보는 “손실흡수능력이 제고된 상태”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다고 부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건설사와 시행사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다고 했다. 건설사는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익스포져는 5조1000억원으로 집계했다. 시행사는 대부분 1개의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을 보유중으로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박 부원장보는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짐에 따라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예측가능성 개선될 것”이라며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원활히 재구조화·정리되는 경우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되고 부동산PF 시장의 자금 선순환 및 신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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