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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예년과 달리 올해 IT 산업에서는 기업발 M&A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이 비즈니스 트렌드를 다각화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미국 내 수백개 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의 59%는 신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비롯한 기술 기반 기업을 인수하거나 여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자본시장에서 최근 화제를 모은 곳은 64억달러(약 8조7577억원)에 ‘해시코프’를 인수한 IBM이다. 해시코프는 고객사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IT 인프라를 구축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다. AI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방대한 양의 관련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고객사들) 수요가 커지자 진행한 인수 건으로 분석된다.
AI 사업 확대 차원에서 M&A에 손을 댄 기업은 이뿐이 아니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주니퍼네트웍스를 140억달러(약 18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주니퍼네트웍스는 현재 AI로 사용자의 무선 액세스 등을 최적화하는 사업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HPE는 이번 인수로 기존 네트워킹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 반도체 설계·디자인 기업 시놉시스는 엔지니어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앤시스’를 340억달러(약 45조460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는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인수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AMD와 같은 기업 고객을 보유 중인 시놉시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비즈니스용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늘려 보다 다양한 기업고객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재 진행형인 딜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관리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인프라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기업 벤틀리시스템즈 인수를 위해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해당 딜 밸류는 150억달러(약 20조5200억원) 이상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관련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치북은 “이러한 유형의 기업발 거래는 올 가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현 금리 환경에 익숙해진 만큼, M&A 소강상태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향후 높은 가치를 창출할 투자 사례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