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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 정부는 이념적 대립이나 지정학적 게임, 블록 간 대립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우호적인 개발도상국들을 모아 놓고 사실상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등 중국 봉쇄 전략을 비판한 것이다.
시 주석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을 생각하는 현대화가 아니다”며 “세계가 잘 돼야 중국도 잘 될 수 있고, 중국이 잘 되면 세계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갈수록 분열되는 세계에서 일대일로 협력이 정치화되어선 안 된다”며 중국 중심 공동체의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국제 협력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항구 개발과 인프라 네트워크와 함께 계획의 중심에 있었던 새로운 경제 통로를 창출했다”고 자찬했다. 일대일로가 개발도상국들을 빚더미로 몰아넣는다는 서방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150여개 국가와 30여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협력 문건에 서명했다고 언급하는 등 일대일로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또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3500억위안(약 64조원)의 융자 창구를 개설하고 별도의 일대일로 기금 800억위안(약 15조원)을 증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화 교류를 위해 중국~유럽 간 정기 열차를 더 발전시키고 새로운 유라시아 물류 채널, 육상·해상·항공 실크로드 건설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개발도상국과 협력해 백신을 생산하고 마스크를 전달하는 등 일대일로는 생명을 구하는 길이 됐다”며 일대일로가 참여국의 경제적 이익과 건강 보전에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진핑 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참석했다.
시 주석에 이어 연설한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는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상과 조화를 이룬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인 경제 발전 달성을 위해 동등하고 호혜적인 협력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대일로는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며 “10년 전 일대일로 구상을 시작할 때 모든 것이 잘 되리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중국은 그것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한편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일대일로와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