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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G유플러스, 화웨이 빼라” 공개 압박..말 아끼는 국내 통신사들

김현아 기자I 2020.07.23 12:45:13

한국 통신사 장비기업 건드린 미국 고위 관료
스트레이어 차관보 "화웨이 토대로 5G하면 중국 공산당이 감시"
LG유플러스 보안문제 말도 안돼..곤혹스런 입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말 아껴..다른 통신사도 눈치보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국이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에 대해 장비를 빼라고 공개 압박하자, 국내 통신사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미국이 공개 겨냥한 것은 LG유플러스이지만,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민국 IT의 혈관인 통신망 적용 기술(장비 공급 업체)이 흔들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당사자인 LG유플러스는 곤혹스런 상황이다.

한국 통신사 기술공급 기업 건드린 미국 고위 관료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LG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인센티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아마도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그는 LG유플러스에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구한 데 대해 “5G를 토대로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제조, 원격 의료 등을 추진하는데, 화웨이 기술을 사용한다면 중국 공산당이 감시도구로 쓰거나 지장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그 기술을 약화시킬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이어 차관보의 언급은 지난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텔레콤과 KT를 ‘깨끗한 업체’로 거명하며 다른 통신사들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을 촉구했다.

LG유플러스 곤혹..정부와 다른 통신사들은 말 아껴

미국은 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각국을 압박해왔다. 그 결과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화웨이 장비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기존 정책을 뒤집고 화웨이의 5G 이동통신 장비 구매를 금지하고 2027년까지 기존에 설치된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LG유플러스에 요구하는 조치 역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을 적으로 규정해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LG유플러스에 대한 화웨이 장비 배제를 공개 언급한 21일 ,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중국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LG유플러스와 한국화웨이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이 화웨이 배제 이유로 언급하는 보안문제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사는 LTE와 마찬가지로 5G에서도 기지국 장비는 4개 밴더(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를 사용하는데, 이중 화웨이 기지국 장비는 네트워크 장비중 가장 높은 수준의 CC(국제공통평가기준) 인증을 획득했고, 기지국 운영은 국제표준 정보 보호 관리체계인 ISO 27001을 획득해서 5G 기지국 운영 관리에도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장비 LG유플러스 퇴출 압박에 대한 질문에 “잘 아시는 것처럼 5G에서는 보안이 제일 중요하다”며 “정부는 5G보안협의회를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기종 선정은 통신사업자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지만 외교 문제까지 얽혀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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