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속 감염병 세균이 호흡기 질병 일으키는 원리 찾아

강민구 기자I 2023.01.30 12:00:00

생명연, 슈도모나스 스투체리 위험 증가 기전 확인
폐 면역 떨어지면 감염 늘어..제어 단백질도 확인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에 포함된 병원성 세균인 ‘슈도모나스 스투체리(Pseudomonas stutzeri)’가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원리를 알아냈다. 앞으로 미세먼지 내 감염병 세균에 의한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고, 유해 세균 증식 제어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무승 박사.(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무승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미세먼지에 있는 병원성 미생물이 호흡기 손상 위험을 높이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대기 중에 떠다니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를 뜻한다. 미세먼지는 각종 화합물과 유기물로 이뤄진 복합체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와 같은 병원성 미생물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온 세균성 병원체들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하지만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에 의한 감염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속 병원성 세균인 ‘슈도모나스 스투체리’가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기전을 알아냈다.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는 토양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 널리 분포된 세균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 수막염, 폐렴, 관절염을 비롯한 여러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을 통해 미세먼지에 노출돼 폐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슈도모나스 스투체리에 의한 감염이 늘어 폐 손상이 촉진됨을 밝혀냈다. 미세먼지에서 분리한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표준 균주보다 강한 염증반응을 일으켜 보다 심각한 폐 손상을 유도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슈도모나스 스투체리 제어에 선천성 면역에 관여하는 ‘톨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 단백질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무승 박사는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의 유해성을 알아내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호흡기 손상 원인을 알아내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후속연구를 통해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바이러스와 같은 다양한 유해성 인자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에 발행된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Environmental Pollu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기에서 포집한 미세먼지 유래 세균 감염에 의한 병리 기전.(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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