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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 882명…건설업이 절반 이상

최정훈 기자I 2021.04.14 14:11:22

고용부, 2020년 산업재해 사망사고 통계 발표
작년 산재사고 사망자 882명…전년보다 27명 늘어
건설업서 절반 이상 차지…대다수 떨어짐 사고
제조업, 사업장 작을수록 사고↑…30%는 끼임 사고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2019년까지 줄어든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10명 중 8명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또 건설업에서만 절반 이상이 숨졌는데, 높은 곳에서 떨어진 추락사고가 이 중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 1월 25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 크레인에서 근로자가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작년 산재사고 사망자 882명…전년보다 27명 늘어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 통계를 확정해 14일 발표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사망자는 882명으로 2019년에 비해 27명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는 한 해 산재 사망사고 500명대를 목표로 삼고 2019년 역대 최초로 800명대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38명이 숨진 이천 화재사고 등의 영향으로 산재사고 사망자는 27명이 다시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458명(51.9%)으로 전년대비 30명이 늘었고, 제조업은 201명(22.8%)으로 전년대비 5명이 줄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49인에서 402명(45.6%), 5인 미만에서 312명(35.4%)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해 전년대비 각각 43명, 11명 증가했다. 50~299인에서는 131명(14.9%), 300인 이상에서는 37명(4.2%)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해 전년대비 각각 16명, 11명 감소했다.

재해유형별로는 떨어짐 사고가 328명이 숨지면서 가장 많은 사망사고 유형으로 기록됐다. △끼임 98명 △부딪힘 72명 △물체에 맞음 71명 △깔림·뒤집힘 64명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전년 대비 떨어짐 사고에서 사망자가 19명이 줄어드는 등 대부분의 재해유형에서 사고사망자가 감소했다.

그러나 화재, 물체에 맞음에 의한 사망자는 각각 32명, 22명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4월 29일 경기 이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3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물체에 맞음 사고로 건설업에서는 16명이, 제조업에서 12명의 사망자가 늘었다.

연령별로는 전체 사고사망자 882명 중 50세 이상이 72.4%(639명)에 달했다. 이 중 60세 이상이 39.3%(347명)를 차지했다. 특히, 60세 이상 사고사망자는 62명 증가해 전체 사고사망자 증가폭(27명)을 상회했다. 외국인은 총 94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다. 건설업이 46명, 제조업이 38명으로 전체의 10.7%를 차지해 전년(12.2%)보다는 줄었다. 전년대비 건설업에서는 감소(3명)했고, 제조업에서는 동일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건설업서 절반 이상 차지…대다수 떨어짐 사고

지난해 산재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건설업의 사고사망자는 458명(51.9%)으로 전년대비 30명 증가했다. 금액별로는 1~20억원 미만에서 170명(37.1%), 20~120억원 미만에서 81명(17.7%)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해 전년대비 각각 38명, 10명 증가했다.

건축공사(237명)의 사고사망자는 주로 공장창고(92명, 38.8%), 상업겸용건물(71명, 30.0%) 공사에서 발생했다. 공장·창고공사(92명)는 이천 화재사고 영향으로 32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공사(87명)의 사고사망자 대부분은 떨어짐 사고(66명)으로 인해 발생했다.

건설업 사고사망자의 51.5%를 차지하는 떨어짐(236명)은 주로 비계(19.9%), 지붕대들보(19.9%), 철골빔트러스(11.9%)에서 발생했다. 물체에 맞음(42명) 사망사고는 주로 ‘운반, 상·하역 및 운전작업’(19명)과 ‘물체의 연결·조립, 설치·해체 작업’(9명)에서 많이 발생했다.

사고사망자의 77.3%가 50세 이상이었고, 41.9%가 60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년대비 대부분 연령층에서 사고사망자가 감소했다. 그러나 60세 이상 사고사망자는 48명이 늘면서 크게 증가했다. 60세 이상 사고사망자 347명 중 192명(55.3%)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건설 노동자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산재 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의 비율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제조업, 사업장 작을수록 사고↑…30%는 끼임 사고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201명(22.8%)으로 전년 대비 5명 감소했다. 규모별로 5~49인에서 120명(59.7%), 5인 미만에서 38명(18.9%)이 발생해 50인 미만의 사고사망자가 158명(78.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조업에선 끼임 사고 사망자가 60명(29.9%)을 차지했고 △떨어짐 41명(20.4%) △물체에 맞음 24명(11.9%) 순으로 이었다. 전년 대비 대부분의 유형에서 사고사망자가 감소했지만 ‘물체에 맞음’은 12명이 늘어났다. 사고사망자의 64.7%가 50세 이상이며, 31.3%가 60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대부분 연령층에서 사고사망자가 감소했으나, 60세 이상 사고사망자는 18명이 증가했다.

고용부는 올해 사고사망 20% 감축을 위해 전 부처의 역량을 집중해 산재 사망사고 감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규석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올해 산재사고 사망 20% 감축은 고용노동부의 가장 중요한 지상과제로 ‘떨어짐’, ‘끼임’ 등으로 인한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기업도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원년이 되도록 안전경영 확립에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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