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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변희수 하사 광고 불허’ 서울교통공사…인권위 권고 불수용

정두리 기자I 2022.03.23 13:43:08

인권위 “서울교통공사, 소수자 표현자유침해 여전”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관리 규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서울교통공사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23일 밝혔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인권위)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20일 서울교통공사에 성소수자를 포함해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서울교통공사의 광고관리규정’ 중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앞서 군인권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8월 고(故)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 소송 선고를 앞두고 변 하사를 추모하고 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광고를 서울지하철 2호선에 게재하려 신청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를 불허했다.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기존 체크리스트 가운데 ‘의견이 대립해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광고주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항목을 삭제하고, ‘소송 등 분쟁과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가’, ‘공사의 중립성 및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가’ 항목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광고규정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개정 중이라고 회신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서울교통공사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신설하고자 하는 체크리스트 항목은 △공사의 내부규정인 광고규정 제7조(금지광고물 등)와 제29조(광고물 심의기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공사가 준용한 광고자율심의 규정의 내용보다 더 좁게 해석돼 광고 내용이 무엇이든 소송과 관련된 사안이면 모두 게재가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회신 내용처럼 체크리스트 평가표가 개정될 경우, 인권위 권고의 본뜻과는 반대로 표현의 자유가 오히려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인권위는 “서울교통공사가 성소수자를 포함해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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