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유기태양전지 제조비용 20분의 1로 낮췄다···상용화 물꼬

강민구 기자I 2020.07.29 14:13:33

화학연·경기대 연구팀, 광활성층 신소재 개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유기태양전지 제조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조법이 대학교 유기화학실험 수준으로 간단하면서도 비용은 낮춰 유기태양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송창은·신원석 박사팀과 임은희 경기대학교 교수팀이 유기태양전지에서 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층인 광활성층에 들어갈 신소재를 개발해 제조비용을 20분의 1로 낮췄다고 29일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신원석(오른쪽) 박사와 송창은(왼쪽) 박사.<사진=한국화학연구원>
유기태양전지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광활성층에 유기물질을 사용한다. 광활성층은 전자주개(donor)와 전자받개(acceptor)로 이뤄져 있다. 빛을 쬐면 광활성층 내부에서 발생한 정공과 전자가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하고, 전위차로 의해 전류가 흐른다.

전자받개는 기존에 축구공 모양처럼 생긴 풀러렌 소재(PCBM)를 활용했다. 빛을 흡수해 생성된 전자는 풀러렌을 따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빛 흡수량이 적어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광전변환효율이 낮았다.

이에 비풀러렌 구조의 전자받개 소재가 주목받았다. 이 소재는 분자구조가 복잡하고, 분자들이 길게 연결돼 5단계를 거쳐 합성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소모됐다. 빛을 흡수하는 파장대도 전자주개 소재와 겹쳐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흡수하기에는 비효율적이었다.

연구팀은 분자구조가 단순한 신소재를 개발해 이를 2단계로 줄였다. 실제 신소재 합성비용은 1그램당 40달러 수준으로, 기존 비풀러렌 소재 합성법의 20분의 1 수준으로 제작 가능하다. 전자주개 소재가 흡수하지 못하는 단파장 영역(자외선)도 흡수 가능해 광전변환효율을 높였다.

연구팀이 전자받개 신소재와 전자주개 소재를 섞어 만든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은 0.1㎠ 기준으로 9.33%를 기록해 기존 전자받개 소재와 전자주개 소재를 혼용한 유기태양전지 효율인 7.46% 보다 높았다.

또 연구팀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에서도 용액공정이 가능하도록 용해도를 높였다. 유기태양전지는 고체 상태의 광활성 소재를 유기 용매에 녹인 후 기판 위에 코팅해 만든다. 광활성층 소재들은 비할로겐 용매에 잘 녹지 않아 할로겐 용매를 사용해 왔는데 비할로겐 용매에서 용해도를 높이고, 신소재 특유의 광학적·전기화학적 특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송창은 화학연 박사는 “기존의 복잡한 화학 구조를 탈피한 신소재의 개발 전략이 앞으로 고성능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Advanced Energy Materials’의 2019년 4월호와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2019년 10월호, 2020년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결과는 한국과 미국에 특허 등록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