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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차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엔 캐리 크레이드는 이달 초 글로벌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다. 장기간 이어진 일본의 저금리로 대출 상환 비용이 낮아지면서 전 세계 헤지펀드는 엔화를 빌려 멕시코 채권,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나 비트코인 등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에 나서자 상황은 달라졌다. 엔화 차입 비용이 제로(0)에 가깝게 유지될 것이란 믿음이 깨지자 투자자들은 빠르게 주식 등 자산 처분에 나섰고, 그 여파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를 포함해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한편 중국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 2분기 경제성장률과 중국공산당의 부동산·내수 활성화 의지에 대한 비판적 평가 아래 지난달 사실상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인하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아시아 통화전략 책임자인 앨빈 탠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 통화 강세를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에 신흥시장 통화 바스켓에 대해 위안화를 매도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민은행은 향후 몇 달 내로 통화정책을 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위안화를 차입해 8개의 신흥시장 통화 바스켓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이번 분기 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같은 기간 약 7% 하락했다.
위안화와 엔화의 캐리 트레이드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위안화는 중국 당국의 통제를 받아 외환의 유출입이 제한된다. 이는 곧 위안 캐리 트레이드의 규모가 엔 캐리에 비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엔 캐리 자금은 다양한 해외 자산에 투자되지만, 차입된 위안화는 대부분 달러화로 환전돼 중국 수출업체와 다국적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 맥쿼리에 따르면 중국 수출업체와 다국적 기업들은 2022년 이후 5000억 달러(약 663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 BNY의 위쿤 총 아시아 태평양 시장 전략가는 “현재 해외 시장에 위안화의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위안 캐리 트레이드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에게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에 베팅할 것으로 권했으며, 골드만삭스와 노무라홀딩스도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 달러 약세를 이유로 다른 통화 바스켓에 대해 위안화 매도를 추천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