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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DC “백신 뚫는 델타 변이, 수두만큼 전염성 강해”

성채윤 기자I 2021.07.30 16:55:18

美 CDC “웬만한 바이러스보다 전염성 높아”
“증상 발현 심각…백신 접종자도 퍼뜨려”
“어디서나 마스크 써야…게임 바뀌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델타 변이가 현재까지 확인된 웬만한 바이러스보다도 전염성이 강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수두 바이러스만큼이나 전염성이 강하다. 수두는 환자와 접촉하면 거의 100%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아울러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바이러스 △일반 감기 △계절성 독감 △천연두보다도 전염성이 강하며,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 또한 높다.

CDC는 해당 보고서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비접종자와 비슷한 비율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지적했다. 감염으로 인한 증상 발현도 기존 바이러스보다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델타 변이 확산을 두고 “게임이 바뀌었다”고 평가하며 “어린이, 노인 등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진 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면서 “이들과 접촉하는 사람들 역시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실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하는 지침을 내렸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4일 독립기념일 축제 이후 감염자가 급증한 매사추세츠주 프로빈스타운에서의 델타 변이 발병 추이 등 다수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CDC는 이 보고서를 오는 30일께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이른바 ‘코로나 바이러스 독립’을 거론하기도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세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7일 동안에만 47만126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증상이 경미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감염자는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델타 변이의 전염성에 대한 공포감과 함께 일각에선 백신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 접종이 사망과 중증을 현저히 줄여주는 측면에서 예방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코넬대의 의과대인 웨일 코넬 메디신의 면역학자 존 무어는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염성은 심각한 문제”면서도 “그럼에도 백신은 우리를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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