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기야 1유로화가 1달러화가 되는 ‘패리티(parity)’ 시대가 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유로존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유로화는 1유로당 1.183달러로 전거래일보다 0.43% 하락했다. 장중 한때 유로화는 1.180달러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최근 10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2.4% 급락 중이다.
전날 유로존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0.2% 하락하자 물가 하락속 경기 침체라는 디플레이션이 결국 유로존에서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은 당장 이달 22일에 있을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을 포함한 전면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먼 수석 외환전략가는 “미국은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ECB는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로화가 계속해서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유로화 가치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 시대가 재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1유로당 1달러 이하로 빠진 것은 지난 2002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1999년말에 처음으로 1유로가 1달러 이하로 내려갔고 2000년에는 유로화가 84센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오는 2017년쯤에는 유로화와 달러화의 패리티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러더스 해리먼 수석 외환전략가 역시 “내년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유로-달러가 패리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다만 그는 그런 상황은 일시적일 수 있는 만큼 패리티가 될 때 유로화를 매수하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로버트 신치 피어폰트증권 투자전략가는 올해 유로화가 1.1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1유로화가 1달러화가 될 것이란 전망에는 다소 회의적이다. 그는 “패리티가 되기 위해선 2016년 중반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 올리는 등의 조치가 일어나야 할 것”이라며 “금리차를 바탕으로 하면 1유로당 1.25달러에 거래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1.18달러이며 1.25달러는 올해 상단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